무명 뮤지션 부부의 삶을 다룬 영화 ‘송 썽 블루’의 한 장면. 미국 레전드 가수 닐 다이아몬드의 커버 밴드를 결성했던 뮤지션 부부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유니버설픽처스 제공
“송 썽 블루(Song Sung Blue)….”
14일 개봉하는 영화 ‘송 썽 블루’를 보고 나오면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지 않을까. 중장년층이라면 친숙할 법한 이 노래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가수 중 한 명인 닐 다이아몬드의 1972년 히트곡. 우울해도 노래를 부르다 보면 기분이 나아질 거란 메시지가 담겼다.
하지만 영화는 다이아몬드의 전기물이 아니라, 그를 모창하는 커버 밴드 ‘라이트닝&선더’를 다뤘다. 다이아몬드를 모창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떠돌이 가수 ‘마이크’(휴 잭맨)와 또 다른 모창 가수이자 싱글맘 ‘클레어’(케이트 허드슨)가 주인공이다.
영화 전반부는 첫눈에 서로를 알아본 이들이 부부가 된 뒤 밴드를 결성하고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다가, 세계적인 록밴드 ‘펄 잼’의 공연에서 오프닝 무대까지 맡는 꿈같은 이야기를 다뤘다. 하지만 클레어가 안타까운 교통사고로 하반신 일부를 잃으면서 분위기는 급속도로 바뀐다.
2008년 공개된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줄거리만 놓고 보면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성공을 눈앞에 두고 위기에 빠진 부부가 음악의 힘으로 역경을 이겨낸다는 익숙한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전형성을 극복해내는 건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다. 영화 ‘레미제라블’(2012년), ‘위대한 쇼맨’(2017년) 등에서 노래 실력까지 인정받은 잭맨은 이번 작품에서 섬세한 내면 연기와 함께 무대 위의 실감 나는 캐릭터를 근사하게 빚어냈다.
잭맨의 상대역인 허드슨도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이 작품으로 올해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2000년)로 제58회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약 25년 만의 노미네이트다.
가난한 무명 가수의 실화를 다룬 작품인 만큼 디테일을 잘 살린 점도 눈에 띈다. 제작진은 1990년대 실제 공연 영상과 자료 등을 참고해, 그 시절 허름한 소규모 클럽이나 촌스러운 반짝이 옷, 빛바랜 포스터 등을 만드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