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투자를 늘리며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전력기기 시장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송배전 변압기 교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신재생에너지 투자 증가로 전력 설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 인수한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생산기지를 증설했다. 현재 미국 송배전 전력의 90%가 대형 변압기(LPT)를 통해 전달되는데 이 중 70%가 설치한 지 25년이 넘어 지속적인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
유럽 시장에서도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등으로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2020년에는 아이슬란드 최초로 디지털 변전소에 가스절연 개폐기를 공급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 또 네덜란드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해 친환경 전력기기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전력기기 핵심 생산지인 창원공장에 기반한 국내 실적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1977년 첫 차단기 생산을 시작한 이래 1997년 차단기 누적 생산액 1조 원을 넘어섰고 2013년 5조 원, 2024년 10조 원을 돌파했다.
효성중공업 ELECS KOREA 2025 전시회 부스 전경.효성중공업은 설비 투자와 함께 제품과 기술 부문에서도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지능형 전력기기 솔루션을 선보이며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AI 기반 자산관리 시스템 ‘ARMOUR+’가 대표적이다. 이는 전력 설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예측 정비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데이터센터, 철도, 발전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이 가능하다.
효성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 등 저탄소 에너지 사업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국내 수소충전소 시장점유율 1위인 효성중공업은 글로벌 가스 및 화학 전문기업 린데와 합작해 액화수소 생산·운송·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광양을 시작으로 20여 개의 액화수소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며 서울에너지공사와도 협약을 맺어 도심형 수소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수소엔진 발전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 발전기는 100% 수소만을 연료로 사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태양광·풍력 등 변동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부문에서 지난 15년간 30% 넘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섬유의 반도체’라 불리는 스판덱스는 신축성이 있는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다. 효성티앤씨는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옥수수에서 추출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바이오 스판덱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외에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원사를 2008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 의류 소재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효성화학이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폴리케톤은 생산 시 발생하는 지구온난화 지수(GWP)가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대비 절반 수준이다. 내마모성, 내충격성, 내화학성이 뛰어나고 고열 전도율은 낮아 수도계량기, 전력량계 등으로 쓰인다. 이외에 자동차, 식품용 컨베이어벨트, 화장품 용기 부품, 정수기 등 각종 산업에서 사용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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