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얼음 어는 독특한 환경
스위스-캐나다와 3대 개최지 꼽혀
선수-관람객 몰려 지역 경제 훈풍
향후 5년간 월드컵 더 개최하기로
지난달 12일 경북 청송군에서 열린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가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뉴시스
경북 청송군이 세계적인 겨울 산악스포츠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 감소와 더불어 겨울철마다 관광 비수기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청송군은 지난달 10일 국제산악연맹(UIAA), 대한산악연맹과 2030년까지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청송군은 앞으로 5년 동안 월드컵을 개최하고 아이스클라이밍이 겨울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군은 2014년 소치 올림픽이 열린 러시아를 방문해 아이스클라이밍의 정식 종목 채택을 건의했으며 이를 통해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 쇼케이스 종목으로 채택시키는 성과를 낸 바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2030년 프랑스 알프스 겨울올림픽에 아이스클라이밍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면 청송군이 세계적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정식 종목 채택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와 주왕산 국립공원, 약수, 온천 등으로 유명한 청송이 세계 각국에서 겨울 산악스포츠 메카로 불린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청송군은 1999년 주왕산면 팔각산로에 있는 ‘청송 얼음골’의 천연암벽에 높이 63m의 인공폭포를 조성해 폭 50여 m의 암벽 전체를 빙벽으로 만들었다. 청송 얼음골은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녔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대표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국의 아이스클라이밍 선수들이 훈련 장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청송군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청송 주왕산 빙벽대회를 개최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대한산악연맹, 경북산악연맹과 공동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를 열기도 했다. 대회 운영 역량을 키운 청송군은 2011년 아시아 최초로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개최했다. 세계 22개국에서 102명의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했고 이를 보기 위해 국내외 관람객 4000여 명이 운집했다.
청송군은 2016년 높이 30.5m, 넓이 32m 규모의 인공암벽장과 108m 높이의 인공폭포를 증설했다. 2017년에는 청송클라이밍센터를 준공하면서 세계적인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으로 거듭났다. 이를 통해 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스위스 사스페 월드컵,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선수권대회와 더불어 세계 3대 아이스클라이밍 대회로 불리고 있다.
지역이 세계적인 겨울 산악스포츠 메카로 주목받으면서 청송 군민들도 큰 힘을 얻고 있다.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개최로 참가 선수들과 관계자, 관람객들이 지역 특산물, 기념품 등을 구입하고 음식점과 숙박시설을 이용하며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을 주고 있다. 대회 개최 기간이 아니더라도 훈련을 위해 많은 선수들이 방문하면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윤 군수는 “전체 면적의 82%가 산림으로 이뤄진 청송군은 앞으로 잘 보존된 자연환경을 이용해 산악자전거와 모터사이클, 산악마라톤 등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산악스포츠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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