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무기고’ 역할로 급부상… 다목적 전투기 FA-50 대규모 수출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新 자주국방]KAI

KAI 민군겸용 AAV(미래항공기체) 이미지. KAI 제공
KAI 민군겸용 AAV(미래항공기체) 이미지. KAI 제공
최근 K-방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민주주의 무기고’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배경에는 우리 방산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과 함께 정부와 군의 긴밀한 소통으로 결집된 국가적 역량이 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선두 주자로 최근 폴란드, 말레이시아에 FA-50의 대규모 수출에 성공하며 K-방산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700여 대의 KAI 항공기가 전 세계 하늘을 날며 우수한 성능과 안정성, 후속 지원 능력을 입증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신냉전 분위기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 세계 각 군의 군비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방산 시장은 ‘신속 납기’와 ‘뛰어난 가성비’의 방산 물자 획득을 통해 자국의 국방력 강화에 집중하는 추세다.

KAI는 폴란드 수출 초도 물량인 FA-50GF 12대를 계약 1년 3개월 만에 납품 완료했다. 신속한 납품은 우리 정부와 공군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주효했다. 이뿐만 아니라 FA-50은 최신형 AESA 레이더 장착, 항속 거리 확대, 근접 공중전 향상을 위한 공대공 무장 등 성능 개량을 진행 중이다. 변화된 방산 시장 환경과 고객 요구 사항에 KAI가 적기 대응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FA-50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대한민국 공군이 실전 운용하면서 검증된 성능은 물론 경제적 운영유지비, 원활한 후속 지원을 통한 높은 가동률 유지와 항공기에 대한 각국 고객의 신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KF-21 시제 2호기. KAI 제공
KF-21 시제 2호기. KAI 제공
K-방산 열풍의 중심이 FA-50에서 수리온과 LAH 헬기, KF-21 전투기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전력화 10주년을 맞이한 수리온은 올해 첫 수출이 기대된다. 육군의 노후된 기동 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최초로 개발된 국산 헬기인 수리온은 대한민국을 세계 11번째 헬기 생산국으로 만들었다. 기본형인 기동 헬기를 기반으로 10여 종의 군·관용 파생 헬기로 다양하게 진화했다. 수리온과 LAH는 2023년 11월 두바이에어쇼에서 해외 첫 시범 비행을 선보이며 중동 시장의 많은 해외 고객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대한민국 영공 방위의 핵심 전략 자산인 KF-21도 안정적인 개발과 확장성으로 K-방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KF-21은 지난해 10월 열린 ‘서울 ADEX 2023’에서 해외 고객들에게 첫 비행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등장한 이후 개발되는 첫 번째 전투기 KF-21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됐으며 향후 무인 전투기(UCAV)와 다목적 무인기(AAP)가 융합된 미래형 유무인 공중 전투 체계 플랫폼이 적용될 예정으로 6세대 전투기로의 능력 확장이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미래전의 지향점을 변화시켰다. AI가 주도하는 6세대 전장 체계는 유·무인기, 초연결 체계 등 유무인 복합 체계로 구성돼 유인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지속가능하고 압도적인 전쟁 능력을 제공한다. 또한 정보 획득과 초연결 체계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각국의 우주 공간 선점도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미래전의 변화 속에서 KAI는 6세대 전투기, 차세대 수송기, 차세대 기동헬기, AAV(미래항공기체), 위성·우주모빌리티, 미래첨단 S/W 등 도전적인 6대 대형 사업을 추진하며 미래 전장을 대비한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인기와 위성 등 다영역 감시 체계 플랫폼과 고기동·저피탐의 차세대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특히 차세대 공중 전투 체계 핵심 기술인 유무인 복합 체계 구현을 위한 AI, 빅데이터, 자율·무인 등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KAI는 올해 2월 1025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등 기반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차세대 공중 전투 체계 외에 AAV와 우주 모빌리티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7일 KAI는 민·군 겸용 AAV 차체 개발을 위해 553억 원 투자를 결정했다. AAV는 KAI가 그동안 숙성한 고정익, 회전익, 무인기 개발 노하우를 망라한 첨단 기술의 집합체다. KAI는 그동안 다양한 항공 플랫폼 개발 기술을 보유해 AAV 개발 기술의 70%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분산 추진, 비행 제어 등 요소의 기술개발에 힘써왔다. KAI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AAV 개발을 핵심 기술 단계에서 체계 개발로 전환하고 AAV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AAV는 미래 영공 방위와 운·수송을 책임질 수단으로서 시장 가치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까지 국내외 누적 판매 2만3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 세기 동안 지속된 해양과 지상 중심의 산업이 3차 산업혁명을 거쳐 항공우주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우주력이 자주국방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KAI는 미래 우주산업 분야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재사용 발사체, 다목적 수송기 기반 공중 발사체, 우주 비행체 등 우주 모빌리티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초소형 위성, 정찰위성 등 국방 위성의 발사 비용을 낮추고 우주 공간 선점과 우주 경제 실현에 기여할 것이다.

항공우주산업은 신자주국방의 핵심으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계획과 도전이 필수다. KAI는 올해를 미래 사업 본격화의 원년으로 삼고 미래 항공우주 전력 강화와 대한민국 세계 4대 항공우주산업 강국 반열에 오르는 데 선도적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
#新 자주국방#국방#kai#민주주의 무기고#kai 민군겸용 aav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