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소리 질러∼” 광주대의 특별한 환영 무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총장-교직원 등 밴드 결성해 공연

4일 광주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김동진 총장이 교수, 학생들과 함께 밴드 공연을 하고 있다. 광주대 제공
4일 광주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4학년도 입학식에서 김동진 총장이 교수, 학생들과 함께 밴드 공연을 하고 있다. 광주대 제공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라는 노래 가사처럼 학생들이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더라도 늘 곁에서 힘이 되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4일 오후 광주 남구 진월동 광주대 체육관. 2024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이 끝난 뒤 청바지, 반팔 티셔츠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보컬이 무대 위에 올랐다. 방금 전까지 입학식에서 환영사를 한 김동진 광주대 총장(39)이었다.

김 총장이 반주에 맞춰 가수 고 신해철이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그대에게’를 부르기 시작하자 체육관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신입생과 재학생, 내외 귀빈 등 2500여 명은 무대를 휘젓고 다니며 열창하는 김 총장에게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흥이 오른 김 총장은 객석으로 내려가 학생들과 손뼉을 마주치고 “광주대 소리 질러”라고 ‘샤우팅’하며 다시 한번 환호를 이끌어냈다.

김 총장과 함께 무대를 꾸민 이들은 교직원과 학생들이었다. 허명 교무처장은 일렉트릭 기타를, 김정아 교양교육원장은 건반을 연주했고 교내 동아리 밴드 ‘얼터브리즈’ 단원들이 ‘리드싱어’ 김 총장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도왔다.

이른바 ‘총장 밴드’는 입학식을 2개월 앞두고 결성됐다. 유명 가수나 기성 공연팀 섭외를 고민하다가 “실패하더라도 우리 손으로 해보자”는 김 총장의 제안으로 공연이 기획됐다고 한다. ‘기업가 정신으로 실패를 딛고 성장하는 대학’이라는 광주대 캐치프레이즈를 보여주자며 시작했으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밴드가 급하게 꾸려진 탓에 휴일에도 모여 손발을 맞춰야 했고 맹연습은 공연 직전까지 이어졌다.

김 총장은 “남 앞에 잘 나서는 성격이 아니라 마이크를 든 손이 떨렸는데 부족한 실력으로나마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 정신으로 실패가 용인되는 광주대에서 무한도전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대#총장#교직원#밴드 결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