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의대 교수들 “겁박 중단…사회적 합의 후 수요조사 실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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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29일 1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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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단체행동이 이어진 지난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7/뉴스1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공의 단체행동이 이어진 지난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2.27/뉴스1
정부가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시한인 29일,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성명을 내고 정부에 사법처리 등 강경대응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9일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부산대학교병원 교수회,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교수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전공의와 학생들에 대한 위협과 겁박을 중단하고, 진심 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며 “군사정부 시절에나 생각할 수 있는 위협과 겁박은 더 큰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수들은 정부가 제시한 의대 정원 증원안을 원점부터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는 의협과 28차례, 다양한 계층과 130차례의 소통이 있었다고 하지만 2000명 증원 숫자의 타당성에 대해 의료계와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며 “각 의대별 정원 수요조사에 근거했다면 이는 전혀 합리적 타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3월 4일까지 요구한 의대정원 증원 수요조사서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라”며 “현재 의대정원이 3058명임을 감안하며 2000명 증원은 의료 영역 뿐만 아니라 타 영역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제안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는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정책이 포함돼 있으며, 구체적인 재정 투자 계획이 없다”면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정책을 재수립하고, 구체적인 재정 투자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들은 특히 전공의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현 의료체계에서 전공의 없이 대학병원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학생 없이 미래 의료의 주역은 양성될 수 없다”며 “이 사태가 지속되면 내년에는 신규 의사의 배출이 없게 되며 상급종합병원과 대학병원의 역량은 크게 손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의과대학 교수들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해결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각 대학본부와 의과대학 집행부는 개별 대학이나 의과대학의 당면한 이익만을 생각하기보다는 대한민국 전체 의료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의대 정원 수요 재조사에 대한 응답을 사회적 합의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한 업무 과중과 별개로 제자들, 후배들이 구속 기로에 놓인 만큼 부산대의대 교수들은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11일째 이어진 전공의 부재로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전공의의 부재를 교수들과 간호사 등 의료진들이 겨우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에 반발해 교수들마저 병원 현장을 떠난다면 그땐 회복할 수 없는 의료 마비가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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