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극한호우’ 안 쓴다…‘긴급호우’ 대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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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13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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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월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를 방문해 기상청 관계자로부터 집중호우 재난문자 시스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월 서울 동작구 기상청 국가기상센터를 방문해 기상청 관계자로부터 집중호우 재난문자 시스템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기상청이 올해 여름철(6~8월)에 사용했던 ‘극한 집중호우’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긴급호우’ 등 대체 표현을 검토 중이다. 예보 정식 용어가 아닌 데다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현재 극한호우 수준을 뛰어넘는 비가 퍼부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표현을 정리하는 차원이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월15일자로 ‘극한 집중호우’라는 표현을 사실상 폐기했다.

기상청이 극한호우라는 표현을 들고나온 것은 지난 6월이다. 기상청은 장마철이 포함된 6월15일부터 4달간을 ‘하계 방제 기간’으로 설정하고 특별 대응하는데, 이때 ‘극한호우’를 처음 언급했다. 당시 국회 정책토론회에 배포한 자료에도 ‘3중 기상안전망, 극한 호우로부터 국민 안전 지킨다’고 제목을 달았다.

기상청이 공개한 극한호우 기준은 1시간에 50㎜의 비가 내리면서 3시간 동안 90㎜ 강수량이 예상될 때,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일 때다. 해당 기준 공개 1달 뒤인 7월11일,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동작구 등의 일부 지역에 시간당 72㎜ 이상 비가 내리면서 극한호우 위험성을 알리는 문자가 처음 발송됐다.

다만 해당 표현은 기상청이 정한 공식 예보에 활용하는 표현은 아니다. 기상청은 특보 발령 시 호우나 집중호우 등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식 용어가 아닌 극한호우 표현을 사용하는 게 현장과 일반의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상청도 이를 수용해 내년 하계 방제 기간 전에 새 용어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으로 더 많은 비가 한꺼번에 퍼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용어 폐기에 힘을 보탰다. 당장 1시간에 72㎜의 비도 많지만 앞으로 기후변화 때문에 1시간에 100㎜, 200㎜의 비가 올 경우 ‘극한’이라는 표현이 무색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일단 ‘긴급호우’를 새 용어로 상정했다. 유희동 기상청장도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기상청 종합감사에서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수원병) 지적에 “여러 가지 표현이 혼용되는 걸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2024년 여름철이 되기 전까지 새로운 용어를 준비해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조만간 수립할 2024년도 주요 업무 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뒤 내년 초 새로운 표현을 확정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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