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차 위성발사 움직임 포착…한미일 국방 수장, 사흘만에 머리 맞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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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의 위성 발사장에서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형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2023.06.01. 동창리=AP/뉴시스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실패한 북한이 재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발사 실패 다음 날인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머지않은 시기에 군사정찰위성의 우주 궤도에 진입”을 공언한 만큼 북한이 조만간 2차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 당국도 위성 등으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의 관련 동향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

● “기존 발사장 주변 차량·인력 분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일(현지시간) 상업 위성 분석 결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앞둔 며칠간 기존 발사대 주변에서도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됐다”며 “많은 차량들이 발사대 주변에서 관측됐고, 크레인들도 배치돼 있었으며 레일이 장착된 구조물이 발사 타워와 나란히 배치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위성발사장의 새 발사대에서 정찰위성(만리경 1호)을 탑재한 우주발사체(천리마 1호)의 발사를 전후해 기존 발사대에서도 활발한 동향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기존 발사대와 새 발사대는 약 3km 가량 떨어져있다.

NK 뉴스는 “이 모든 것들은 과거 발사가 임박한 징후였다”며 “기존 발사대 주변의 이같은 움직임은 또 다른 발사가 임박했다는 것을 나타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의 선박 항행경고는 11일 새벽까지 유효하지만, 이 경고가 유효하려면 동일한 유형의 발사가 시도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3개의 파편 낙하 구역이 달라진다”고도 했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발사 예고 기간(5월 31일 0시~6월 11일 0시)에 정찰위성의 재발사를 강행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 제공
또 “조선중앙통신은 2단 엔진(추진체) 문제로 발사가 실패했고, 추가 시험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며 “(추가 시험에) 서해 발사장을 이용한 엔진 실험이 포함될 수 있다”고 NK뉴스는 전망했다. 이에 대해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북한이 단기간에 2차 발사를 시도한다면 기존 발사대보다는 새 발사대를 활용하는 것이 준비 기간을 더 단축할 것 ”이라며 “재발사 전에 기존 발사장에서 2단 추진체 등의 연소 시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北 위성 발사 사흘만에 머리맞대 한미일 국방수장
이런 가운데 3일 (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희의(샹그릴라 대화)’에선 한미일 3국의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다. 북한의 위성 발사 사흘만에 한미일 국방수장이 머리를 맞대는 것.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의 위성 발사 대응과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3국 장관은 북한이 발사 실패한 ‘우주발사체’를 사실상 장거리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강력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의 위성 재발사를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굳건한 공조도 재확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warning data) 실시간 공유 체계 구축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안보 협력 강화를 공언한 만큼 이번 3국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관련 작업이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회담에 이어 이 장관은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과 한중 국방장관 회담을 갖는다. 이 장관은 리 부장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단을 위해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은 역내 긴장 고조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기반한 한미, 한미일 대북·대중 공조를 문제 삼을 가능성도 있다.

4일엔 한일 국방장관 회담도 열린다 .한일 국방수장의 양자 회담은 2019년 11월 이후 3년 6개월 여만이다 . 이 자리에서는 그간 한일 국방 교류의 걸림돌이었던 ‘초계기 갈등’에 대한 양국 장관의 언급이 나올지 여부가 관심사다. 군은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안보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싱가포르=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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