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피로하고 예전 같지 않은 체력… 나도 남성 갱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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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호르몬, 30대부터 연 1%씩 줄어
40대 후반 50대, 갱년기 증상 시작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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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들은 건강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이 시기 중년 남성들은 뚜렷한 질병 없이 여러 증상을 호소한다. 서서히 다가오는 증상인 만큼 단순히 노화로 생각해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일으키는 ‘남성 갱년기’ 증후군의 증상은 생각보다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준다. ‘남자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서 기력이 약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우울감이 심해지거나 성 기능이 저하돼 발기부전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대다수의 남성은 단순히 나이 탓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심신의 변화를 방치하고 만다.

중년 남성 절반 이상이 갱년기 증상 경험
남성 갱년기는 내분비계의 전반적인 변화에 기인하며 성호르몬의 점진적인 감소로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 증상과 성 기능 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다. 대개 40대 후반이나 50대가 되면 갱년기 증상이 시작된다.

대한남성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40대 이상 중년 남성의 57.1%, 50대는 68.4%, 60대는 81.4%, 70세 이상 90.1%가 갱년기 현상을 경험하고 있으며 나이가 증가할수록 그 비율은 높아진다. 이미 40대부터 절반 이상이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다. 과거 남성의 평균수명이 짧았을 때는 갱년기 증상을 겪는 남성이 많지 않았으나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25년 이상 증가하면서 중년기 이후의 생활이 일생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면서 갱년기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는 건강한 노후를 위한 체크가 필요하다.

남성 갱년기 증상은 안면 홍조, 발한, 성욕 감퇴 등의 신체적 변화는 물론, 신경과민, 우울증, 기억력 및 집중력 감퇴와 피로감, 불면증으로까지 이어진다. 구체적으로 내가 갱년기에 해당하는지 알고 싶다면 ‘ADAM 설문지’(자가진단표 참고)라는 자가 진단 10개 항목 체크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자가 진단 결과 남성 갱년기가 의심된다면 적극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남성 갱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남성호르몬의 감소다. 노화로 인해 남성호르몬 생성을 담당하는 신체 부위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난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이 남성답게 보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근육과 뼈, 체모의 발달 등을 돕는다. 남자다움과 성생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혈류를 통해 뇌를 비롯한 신체 각 부위로 운반돼 정자의 생성과 성숙을 위한 환경을 조성한다. 남성의 성 기관인 음경, 고환, 전립선 등에 작용해 성 기능에 크게 관여한다. 정상적인 발기력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혈액검사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8nmol/L 이하면 치료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한다.

그 외 환경적 요인으로 지나친 음주와 흡연, 가정 및 직장 내에서 받는 스트레스 등은 갱년기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중년 남성들 대부분이 앓고 있는 비만, 고혈압, 당뇨, 간질환, 갑상샘 질환 등은 남성호르몬 감소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스테로이드, 고혈압제, 신경계 약물 복용도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미친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질환이 있어 해당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남성의 경우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남성호르몬 감소, 성욕 감퇴·심혈관질환 등에 영향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는 20·30대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이후 해마다 감소한다. 30대 전후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해 보통 40대 중반이 되면 남성호르몬 부족에 따른 증상이 나타난다. 50∼70대 남성의 30∼50%에서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농도가 정상치를 밑돈다.

문제는 남성호르몬의 감소가 성 기능 저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떨어지는 폭이 클수록 고지혈증·당뇨병·고혈압과 같은 대사질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평소 테스토스테론은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대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체지방과 근육량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이 수치가 감소하면 근육이 줄어들고 체지방이 증가하면서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유발하고, 혈당을 떨어뜨리는 인슐린 작용이 방해받게 된다. 당뇨병·고지혈증과 같은 각종 대사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심하면 심혈관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성호르몬의 저하가 치매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중장년 남성들이 복부비만은 심해지고 팔, 다리가 가늘어져 배만 불룩 튀어나는 체형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여성 갱년기에 비해 남성 갱년기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증상이 명확하지 않아 노화로 인한 현상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당뇨병·고지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이러한 질환에 의해 남성호르몬이 더욱 저하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 그만큼 중·노년의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민들레 복합 추출물 MR-10, 남성호르몬 개선 확인
이러한 증상을 개선하려면 생활 습관 개선과 호르몬 보충, 동반 질환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남성호르몬 부족을 보완할 수 있는 더욱 안전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남성 갱년기 증상과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개선이 확인된 기능성 원료로는 민들레와 루이보스의 복합 추출물인 MR-10 성분이다. MR-10은 세포 내 남성호르몬 합성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체계를 활성화해 테스토스테론 생성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40∼60대 남성 9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하루 400㎎의 MR-10을 4주 동안 섭취했을 때 혈중 총 테스토스테론과 유리 테스토스테론(활성화하는 남성호르몬) 농도가 각각 14.4%, 22.4% 개선됐다.

더불어 혈관 관리도 함께하면 좋다. 혈행 건강은 남성의 성 기능 저하, 발기부전에도 영향을 준다. 혈류 속도나 혈관 탄력성이 떨어지면 음경해면체로 가는 혈류에 이상이 생겨 발기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단단한 발기의 원천으로 혈관이 꼽히는 이유다. 50대 이상 중년의 경우 무려 절반인 50%가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는 은행잎 추출물이 있다. 은행잎 추출물의 플라보노이드 복합 성분들이 혈관 벽의 손상, 뇌 대사 및 신경전달물질 장애 등을 개선하며 혈관 상피세포에서 산화질소(NO) 물질을 유발해 혈관 확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연, 비타민D 등의 비타민·미네랄의 꾸준한 섭취도 필요하다. 해당 성분은 섭취 시, 황체 형성 호르몬 농도를 상승시켜 남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켰다는 논문 결과들이 있다. 이 황체 형성 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합성 및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고환의 라이디히 세포를 자극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촉진한다. 아연이 부족한 식습관을 가진 남성에게 6개월간 아연 보충제를 복용하게 했더니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약 2배 올랐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지구력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옥타코사놀 또한 남성호르몬 자체를 향상하는 것으로 연구됐다. 옥타코사놀은 수천 ㎞를 쉬지 않고 날아가는 철새들의 에너지원으로 알려졌다. 체내 에너지원의 저장을 도와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생리 활성 물질이다. 이러한 성분들은 주로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유용하다.

이런 성분의 섭취와 더불어 평소 흡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습관의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소도 남성호르몬 생성에 나쁜 영향을 준다.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뱃살이 쉽게 나올 수 있으므로 고열량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근력 강화를 위해 고기, 달걀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적정량 섭취해야 한다. 하루 5시간 이상의 수면도 중요하다. 수면 시간이 적으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황해선 기자 hhs2552@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남성 갱년기#피로#남성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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