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실현 위해 전국에 ‘테스트베드 서비스’ 확대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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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인터뷰
전국 최초로 테스트베드 조례 운영… AI 기반 무단투기 예방시스템
상지재활로봇 등 사업화 성과… 좋은 기술은 주민 삶의 질과 이어져
전국 벤처-中企에 서비스 지원 계획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1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가진 지자체로서 과학기술 지원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행정에 접목하고 이를 통해 지역을 미래형 스마트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성구 제공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1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가진 지자체로서 과학기술 지원군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행정에 접목하고 이를 통해 지역을 미래형 스마트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성구 제공
아무리 좋은 과학기술이라도 상용화되려면 실증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필요하고 지역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벤처기업이나 연구기관은 스스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대전 유성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테스트베드 지원 조례’를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역 내 벤처·중소기업과 과학기술 연구기관들은 이를 활용해 상용화에 성공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이달 안으로 테스트베드 지원 대상을 전국 다른 지역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럴 경우 유성구 밖에 있는 기관이나 기업도 유성구에서 테스트베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과학의 날(21일)을 앞둔 19일 과학기술 지원군을 자임하고 나선 정 구청장을 유성구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전국 최초로 테스트베드 조례를 제정해 운영 중이다.

“2019년 스타트업 파크 공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좋은 기술들이 개발돼도 사업화하려면 실증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하지만 벤처·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은 이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 2020년 지자체 첫 테스트베드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는데 반응이 좋다. 과학기술의 역량은 지역사회의 역량이다.”

―지원 대상은 누구인가.

“지역의 벤처·중소기업과 과학기술 연구기관이다. 조례 제정 이후 지금까지 28건의 사업(테스트베드 지원)이 제안돼 22건을 운영했다. 19건은 이미 종료됐고 3건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복지 분야가 7건으로 가장 많고 교통 및 환경 등 시민생활에 밀접한 사업들도 적지 않다. ”

―테스트베드 조례의 단초가 된 사업이 있다면….

“2016년 시작한 ‘정보통신기술(ICT) 경로당’ 사업이다. 유성구노인복지관과 16개 경로당을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강연 기회를 대폭 늘렸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개발한 벤처기업 W사는 이를 계기로 제품을 발전시켜 조달청 등록을 추진 중이다. 이를 계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를 거쳐 2021년 이 사업을 스마트경로당 사업으로 확대됐다. 올해까지 130개 경로당에 각종 스마트 설비를 갖춰 교육, 상담, 건강관리, 컴퓨터 교육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테스트베드 사업이 주민 생활에도 도움이 되나.

“U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무단투기 예방 시스템’을 관내 상습 무단투기 지역 5곳에 설치했는데 주민들의 확대를 원한다. 유성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 설치한 M사의 ‘상지재활로봇’은 팔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람들의 생활과 재활치료를 돕는다. 이 로봇을 활용한 30대 아들이 팔 움직임이 좋아졌다며 눈물의 감사 인사를 전해온 경우도 있었다.”

―다른 지자체들이 많이 벤치마킹을 한다는데….

“상지재활로봇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충남 금산군과 대전 동구청 등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경로당 사업을 보기 위해 부산시 등 10여 개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다.”

―테스트베드 지원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데….


“테스트베드 조례가 없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전국의 벤처·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에 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한다. 혁신 기술은 주민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구정 전반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를 계기로 도움을 받은 벤처·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이 유성구로 이전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유성구에 대덕특구가 있다. 다른 과학기술 지원 시스템도 있나.

“대덕특구에는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 두뇌들이 밀집해 있다. 지자체가 당연히 파트너십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 미래전략과 디지털혁신팀이 테스트베드 사업을 추진하고 교육과학과 과학협력팀이 대덕특구교류협력사업을 진행한다.”

―올해가 대덕특구 조성 50주년이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CES)에 직원들과 다녀왔다. 귀국보고회를 통해 전 직원에게 디지털 헬스케어와 모빌리티 혁신,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 변화를 상세히 설명했다. 거대한 과학기술 혁신의 흐름을 목격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행정에 접목하고 이를 통해 지역을 미래형 스마트 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구상을 세우고 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혁신기술 실현#테스트베드 서비스#정용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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