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 노인 고립됐는데…교통경찰 3명 그냥 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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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29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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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횡단보도 한 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지나치는 경찰관. (MBN 캡처)
노인이 횡단보도 한 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지나치는 경찰관. (MBN 캡처)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신호가 바뀌어 도로 한가운데 멈춰버린 노인을 교통경찰이 그냥 지나쳐 논란이다.

28일 MBN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3시 25분경 전북 전주시 금암동 왕복 7차로 도로에 한 가운데 장애를 가진 70대 노인이 갇혔다.

보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빨간불로 신호가 바뀌자 오도가도 못한 상황이 된 것이다.

노인은 중심을 잘 잡지 못하고 위태롭게 서 있었다.

마침 사이드카(순찰용 오토바이)를 탄 경찰관 3명이 노인 앞을 지나갔으나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당시 인근에는 교통사고 등 긴급히 출동해야 할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지나가자마자 노인은 결국 중심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노인을 돕기 위해 망설임 없이 달려간 건 시민들이었다. 시민들의 부축으로 노인은 횡단보도를 마저 건널 수 있었다.

목격자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경찰분들이 그냥 지나갔다는 게 쉽게 납득이 안 갔다”고 말했다.

경찰법에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북경찰청은 “경찰관들의 조처가 미흡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며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신규 전입자의 사이드카 교육 중이었는데, 신호가 바뀌기 전 교차로를 통과하는 데 신경 쓰다 보니 보행자에 대한 조처가 미흡했던 것 같다”며 “교통약자를 좀 더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교육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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