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이 ‘1년’을 앞두고 중대 고비를 맞는 가운데, 러시아의 향후 장·단기 계획 관련 전망을 공유했다고 이번 논의에 정통한 미 당국자들은 WP에 전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번스 국장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어느 시점에서는 (미국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점을 인정”한 부분이다. 지난 11·8 중간선거로 미 하원을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하면서다.
◇러, 바흐무트 인근 격공…우크라, 다른 곳 반격 준비
번스 국장의 이번 키이우 방문은 11개월간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대 고비를 맞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러시아는 최근 동부 돈바스 도네츠크주(州) 솔레다르를 장악한 뒤 군사중심지 바흐무트 인근을 노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장악한 다른 지역에서 대규모 반격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선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은 자원 배치를 검토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미 CIA 측과의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언제까지 기대할 수 있을지에 가장 관심을 보였다고 회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WP에 전했다.
이에 번스 국장은 전장에서의 긴급성을 강조하면서도, 어느 시점에 가서는 지원을 받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소식통은 부연했다.
특히 미국 측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 측이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가 여전히 강하고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450억 달러(약 55조 원) 규모 긴급 자금이 적어도 7~8월까진 지속될 것’으로 믿고 회의에 나온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화당 내에는 우크라이나의 무장을 계속 지지하는 매파 의원들도 있지만, ‘남의 전쟁’에 미국이 수십억 달러씩 쓸 순 없다고 보는 보수 인사들도 있다.
번스 국장은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주러시아 대사와 미 국무부 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한 달 전인 2022년 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안토노우 공항 점령을 추진할 것’을 정확히 맞춰 우크라이나에서 신뢰가 높은 인사다. 이에 철저히 대비해 우크라이나는 공항 방어에 성공, 결과적으로 키이우까지 지켜낼 수 있었다.
또한 번스 국장이 러시아의 ‘협상’ 의지에 회의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점도 우크라이나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는 지난 11월에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