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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선거범죄 시효 코앞인데 未決 수두룩… ‘6개월’은 너무 짧다

입력 2022-11-26 00:00업데이트 2022-11-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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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의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사건 처리율은 70%대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선거범죄를 맡은 대검찰청과 일선 검찰청 공안부서는 막바지에 몰려 사건 처리에 초비상이라는 것이다.

공직선거법은 268조에 별도의 ‘공소시효’ 규정을 두고 있다. 선거일 후 6개월만 지나면 국가의 형벌권이 소멸된다. 1947년 법 제정 당시엔 1년이었는데, 3개월로 단축됐다가 1991년 6개월로 연장됐다. ‘단기’ 공소시효 조항을 둔 것은 선거사범을 빨리 처리해 선거 결과를 속히 안정시키자는 취지였다. 1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정치인 탄압이나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반박에 부딪혀 흐지부지됐다.

현재의 선거사범 수사 및 기소 방식은 비정상 그 자체다. 선거 때마다 수천 명이 수사 대상에 오르지만 공소시효 만료를 코앞에 두고 무더기 처분이 쏟아지는 식이다. 당선인이 연루된 복잡한 사건, 기소에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지능적 사건들도 늘고 있지만 공소시효가 짧은 점을 악용한 피의자들은 “6개월만 잘 넘기면 된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 시한에 쫓긴 검찰이 적당히 여야 균형을 맞추거나 ‘선택적 기소’를 한다는 의심을 사기도 한다.

불법 선거운동으로 민의를 왜곡하는 행위는 엄벌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행 공소시효 제도가 유지되는 한 굵직한 선거범죄를 가려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적용으로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선거 매수 등을 제외하고는 선거범죄를 직접 수사할 수 없게 된다. 경찰 업무 증가 등으로 선거법 수사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 검찰이 야당 당선인들을 선거법으로 옭아매는 부정적인 행태를 보인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그런 악용 우려 때문에 6개월 공소시효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시대착오에 가깝다. 독일이나 일본 등도 별도의 시효 규정을 두지 않는다. 공소시효를 최소한 1년 이상으로 늘리거나 일반 범죄와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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