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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尹, 내일 與 지도부 만나 순방 설명… 野 같이 하는 게 상례인데

입력 2022-11-24 00:00업데이트 2022-11-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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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공항에서 동남아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을 배웅하고 있는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2022.11.11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한다. 최근 해외 순방 성과를 공유하고 새해 예산안 처리 등 중요한 국회 일정을 앞둔 당 지도부를 격려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여야 지도부를 함께 만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인사들이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만남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선 국회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이 기약 없이 늦춰지는 것은 유감이다. 6월 초 여당 지도부와는 한 차례 오찬 회동을 한 적이 있지만 취임 반년이 넘도록 야당 지도부와의 회동은 없었다. 이달 초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을 때도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대한 민주당 반발로 사전 환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은 해외 순방 설명 등을 명분으로 여야 지도부를 만나곤 했다. 야당이 거부해 무산된 적은 있지만 으레 여야를 함께 불렀다. 검찰 수사가 야당 대표를 향하고 있지만 예산안 처리 등을 앞두고 순방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겸해 만남을 추진했다면 야당도 반대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이 대표와의 직접 대면이 여러 여건상 부담스럽다면 여야 ‘원내’ 지도부만 초청해 각종 민생법안이나 예산안 처리를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았나. 여당 지도부만 따로 불러 끼리끼리 만나는 모습은 국민 눈에는 협치가 아닌 ‘배제의 정치’로 비칠 수 있다.

대통령은 최근 “국익 앞에 여야가 없다. ‘정쟁은 국경 앞에서 멈춘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예산과 법안을 통해 뒷받침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정부 제출 법안 77건 중 단 한 건도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점 등을 염두에 두고 야당을 압박한 것이지만, 야당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그 책임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이나 여당이 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조만간 야당 지도부와 만날 기회를 만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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