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봉합하는 반창고, 수술 자국없이 깔끔[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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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너스 스킨클로저

전성근 서지너스 대표가 스킨클로저 제품을 들고 기존 제품과의 차이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라이나전성기재단 제공
전성근 서지너스 대표가 스킨클로저 제품을 들고 기존 제품과의 차이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라이나전성기재단 제공
이진한 의사·기자
이진한 의사·기자
“몸에 상처가 났을 때 응급실에서 실과 바늘로 꿰매는 대신 그냥 ‘스카치 테이프’처럼 상처 부위에 붙이면 상처가 봉합되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꿰맨 자국 없이 상처 부위의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나왔다. 의료기기 업체인 서지너스가 만든 ‘스킨클로저’다. 서지너스 전성근 대표는 최근 라이나전성기재단에서 국내 최초로 50+세대를 위해 제정한 상인 ‘라이나50+어워즈’ 제5회 창의혁신상을 수상했다. 전 대표를 만나 자세히 이야기해 봤다.

―서지너스는 어떤 회사인가.

“‘수술’이라는 뜻의 ‘서저리(sursery)’에서 서지를 따왔다. 그리고 너스가 독일어로 개념 정신 이런 뜻이 있다. 수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그런 제품들을 다양하게 만드는 회사다.”

―스킨클로저가 반창고처럼 생겼다.


“누구나 쉽게 붙일 수 있는 날개 달린 반창고다. 상처가 나면 상처를 중간에 두고 양옆에 있는 날개 손잡이를 잡아당겨서 봉합하는 방식이다. 바늘과 실 없이 상처를 봉합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바늘하고 실로 꿰매면 흉터가 남고 통증도 심하다. 감염의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스킨클로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존에도 유사한 제품이 있었다. 어떤 차이가 있나.

“스킨 본드라고 불리는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런데 그런 제품은 화학적인 성분으로 만들었다. 주로 인공관절 등의 수술을 한 뒤에 수술 부위에 사용한다. 인공관절 수술 뒤에 대부분 재활 치료를 많이 하는데, 재활 운동을 할 때 압력이 관절 부위에 많이 걸리기 때문에 본드를 사용해서 봉합하면 본드가 잘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스킨클로저는 그런 단점을 보완했다.”

스킨클로저
스킨클로저
―기존보다 단단하게 붙는 비결은 무엇인가.

“상처 부위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당겨지는 압력이 5 대 5로 같도록 만들었다. 만약 한쪽으로만 당겨지면 상처 부위가 벌어져 흉터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시중에 나온 비슷한 제품은 수술 자국이 가운데에 있으면 한쪽에 있는 피부만 잡아당겨서 봉합을 하기 때문에 봉합한 후 상처가 벌어져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에게도 제품을 기증했다는데….

“그렇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통해 지원했다. 전쟁 중에 상처가 나면 잘 꿰매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을 것이다. 저희 제품을 사용해 빠르게 봉합하고 차후에 다시 응급처치를 받거나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이 됐으면 좋겠다.”

―주로 어느 과에서 많이 사용하나.

“수술 부위에 많이 사용한다. 요즘은 내시경 수술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 부위에 간단히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인공관절 수술, 일반 골절수술에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제왕절개 수술에서도 사용되지만 우리나라는 포괄 수가제로 묶여 있어 병원에서 이 제품을 사용하면 추가로 건강급여를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은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개발돼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정용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고 있다. 등산 등 운동을 하다가 다쳤을 때 응급용으로 상처 소독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일종의 키트 형식으로 만들 예정이다.”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헬스동아#건강#의학#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반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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