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인사이트] 전기차 배터리의 Next level? 무선 충전 vs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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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1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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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mobility). 최근 몇 년간 많이 들려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해보자면, ‘이동성’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도 모빌리티, 킥보드도 모빌리티, 심지어 드론도 모빌리티라고 말합니다. 대체 기준이 뭘까요? 무슨 뜻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 중 상당수는 모빌리티 기업이었습니다.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모빌리티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량호출 서비스부터 아직은 낯선 ‘마이크로 모빌리티’, ‘MaaS’, 모빌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자율 주행’ 등 모빌리티 인사이트가 국내외 사례 취합 분석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 드립니다.

전기차, 구매할 때 생각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지구의 건강은 계속 나빠지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고, 평균 기온도 계속 오르고 있죠. 전 세계 많은 국가가 힘을 합쳐 글로벌 환경규제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데요. 최근 친환경자동차가 더욱 많이, 더 빠르게 등장하는 것은 이런 전 세계의 고민이 반영된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출처: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친환경자동차의 누적 등록대수는 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차를 모두 포함해 124만 8,000대입니다. 지난 2021년 4분기 대비 7.7% 증가한 수치인데요. 특히, 전기차의 누적등록 대수는 25만 8,000대로, 전분기 대비 11.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기차 구매자는 꾸준하게, 또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들 또한 많은데요. 다양한 원인 때문입니다. 인프라 부족, 충전 시간, 가격, 보조금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여전히 전기차 인프라는 부족하고, 보조금을 지원받아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에요.

맞습니다. 실제 지난 2020년 개최한 ‘EV Trend Korea’에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짧은 주행거리, 충전소 시설 부족, 가격 등이 전기차 구매에 가장 큰 고려사항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EV Trend Korea
출처: EV Trend Korea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에서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 배터리 교체 솔루션입니다. 다만, 해당 솔루션을 활용하고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개선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규제화, 규격화도 필요하죠. 오늘은 전기차 배터리 교체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어떤 장단점이 있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죠. 그리고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미래형 충전방식인 무선 충전방식과도 비교해 보겠습니다.

배터리 충전 기술의 동향은 어떤가요?

점점 발전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력, 전기차 판매량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전기차 충전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할 전망입니다.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용 보조배터리, 자율주행 충전로봇, 이동식 충전기, 완속 및 급속 전기충전기 등 다양한 형태의 장비 또는 시설이 필요한데요. 최근에는 배터리 자체를 새로 교체하는 배터리 교체 방식과 주차 및 주행 중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 기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무선 충전 기술은 도로 및 주차면 아래의 충전 송신기와 차량에 탑재한 수신기를 상호 연결해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이죠.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기차 무선 충전 인프라 시장은 2022년 약 1,500만 달러(한화 약 185억 2,800만 원) 규모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연평균 약 88.4% 성장해 2027년에 이르면 3억 7,700만 달러(한화 약 4,656억 7,04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죠.

배터리를 자체를 새로 교체하는 방식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활발하게 개발 중입니다. 배터리 교환 방식을 사용하면, 약 3분 내외로 완전 충전한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어 충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죠. 부족한 전기차 충전 시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짧은 주행거리 등 기존 단점을 보완할 수 있으며, 처음 차량을 인도할 때 배터리를 포함하지 않아 가격도 1,300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가격을 뺀 셈이죠.

코나 일렉트릭, 출처: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출처: 현대자동차

크게 무선 충전과 배터리 교체, 두 가지 방식에 집중하는 것 같네요. 어떤 기업이 있나요?

무선 충전 기술 개발은 콘티넨탈, 퀄컴헤일로, 일렉트리온 등이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일렉트리온은 지난 ‘[모빌리티 인사이트] 도로 위만 달려도 전기차를 충전합니다, 일렉트리온(ElectReon)’ 기사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데요. 현재 일렉트리온은 2023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 주정부, 디트로이트시, 포드 등 다양한 협력 기관과 함께 디트로이트에 약 1.6㎞ 길이의 ‘공공 무선 충전 도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콘티넨탈은 지난 2018년 2월 자동 무선 충전 시스템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기술은 정확도와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자기위치시스템’ 기반 마이크로 내비게이션 기술인데요. 야외에 있는 충전 패드 위에 눈, 비, 낙엽 등 이물질이 쌓이더라도 배터리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 충전하는 기술입니다. 4년 전부터 무선 충전 기술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활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위해 고민했던 것이죠.

출처: 콘티넨탈
출처: 콘티넨탈

중국의 대표 배터리 업체 CATL은 지난 2020년 1월 전기차 배터리 교환 서비스 'EVOGO'를 출시했습니다. 미리 충전해놓은 배터리를 교환해 주는 서비스를 10개 도시에서 제공할 예정입니다.

출처: CATL
출처: CATL

CATL은 기존 배터리팩 1개를 3개로 분리해 제공하는데요. 충전 잔량에 따라 교체할 수 있도록 모듈화한 것입니다. 배터리 1개의 에너지 밀도는 1kg 당 160Wh로 약 2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총 3개까지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미리 스마트폰 앱으로 교체할 배터리 개수를 정한 후, 교환소에 들어가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출처: CATL
출처: CATL

배터리 교체의 장점은 시간입니다. CATL의 모듈형 배터리를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분 정도로, 고속으로 충전해도 20분 이상 필요한 충전 방식보다 월등하게 빠르죠. 다만, CATL의 배터리 교체 충전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CATL 배터리 교체 규격에 맞는 전기차여야 합니다.

테슬라, 폭스바겐 등은 자체 충전 규격과 전용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죠. CATL의 배터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만약 재설계를 하더라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죠. 따라서 배터리 충전 방식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배터리 교체나 무선 충전 기술 등 어느 분야에 집중하고 있나요?

우리나라는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대를 목표로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다양한 충전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1년 9월,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ICT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무선 충전 서비스를 포함한 10개 과제에 대해 승인했습니다.

기존 무선 충전은 85K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데 국내 전파법상 해당 주파수는 전기차 무선 충전용으로 허가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죠. 이번 승인으로 실증특례를 받은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에 충전 수신기를 장착하고, 주차장 주차 노면에 무선 충전 송신기를 설치해 주차 시 무선으로 충전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 2022년 2월 2일부터 제네시스 강남과 수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3개소에 무선 충전기를 설치하고 시범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무선 충전기는 바닥에 설치한 충전 패드 위에 차량을 주차하면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인데요. 충전 성능은 11kW로 GV60 기준(77.4kWh), 약 8시간 동안 충전해야 합니다. 유선 홈 충전기와 유사한 속도죠. 현대자동차는 현재 설치한 무선 충전기 수를 향후 75개까지 확충해 2023년까지 사업 실효성 검증 및 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국내에서는 카이스트의 셔틀버스, 대덕특구의 순환노선 무선 충전 전기버스, 서울대공원의 순환노선 등이 대표적 무선 충전 전기차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출처: 제네시스
출처: 제네시스

아울러, 지난 2021년 12월에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편리한 전기 및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충전 시설 확충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다양한 기술 개발 외에도 탄탄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에도 300기 이상의 충전기를 고속도로 휴게소에 추가 설치할 계획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는 반가운 소식이네요.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는 현재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최근 충전 인프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충전할 수 있는 충전소를 모바일 앱으로 찾아주거나, 여러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기차 구매에 걸림돌입니다.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약 7만여 개 정도인데요. 이는 전기차 1대당 0.5대 수준이어서 아직 부족하죠.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은 충전 시간입니다. 내연기관차는 기름을 넣으면 바로 주행할 수 있지만, 전기차는 배터리 충전을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하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교체, 무선 충전 도로 등을 찾는 겁니다. 다만, 두 방법 모두 충전을 위해 규격을 통일해야 하고,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은 여전합니다.

전기차 등 친환경자동차를 위한 인프라 마련은 중요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방식의 충전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글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이경현 소장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시장 환경과 기술, 정책, 소비자 측면에서 체계적인 방법론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모빌리티’ 사업 가능성을 파악한 뒤, 모빌리티 DB 구축 및 고도화, 자동차 서비스 신사업 발굴, 자율주행 자동차 동향 연구 등 모빌리티 산업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빌리티 인사이트 데이’ 컨퍼런스 개최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전문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웹서비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정리 /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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