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풀어야 할 방역 규제, ‘격리 면제’뿐일까[기자의 눈/변종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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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국·산업 1부
변종국·산업 1부
정부가 오미크론 발생 이후 모든 해외 입국자에게 실시하던 자가격리 7일 제한 조치를 21일부터 면제하기로 했다. 격리 없이 해외여행이 가능하게 되면서 항공·여행업계는 숨통이 트인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현장을 살펴보면 풀어내야 할 방역 규제가 많다. 현재 항공사들은 탑승객을 100% 받지 못하는 탑승률 제한 조치를 받고 있다. 특정 노선에서 외국인 확진자가 5명 이상 나오면 일주일 동안 해당 정기 노선의 좌석은 60%만 허용된다. 이에 국제 노선 대부분은 60% 제한이 걸려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탑승 전 48시간 내 PCR 음성 확인서로 확인을 하고 있다. 이들이 확진자로 판명되더라도 기내에서 감염된 것도 아닌데 왜 영업제한을 항공사에 부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인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 부정기편은 아예 운항이 불허된다. 이미 운항 허가를 받은 경우라면 주 1회 한 개의 항공사만 노선에 뜰 수 있다. 2개 항공사가 취항한 필리핀 세부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등은 자체 협의로 일주일씩 돌아가며 운행하고 있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노선 운영이 바로 취소돼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천국제공항으로의 입국 일원화도 다시금 고려해 봐야 하는 문제다. 정부의 특별 허가를 제외하고는 모든 국제선 항공기는 인천공항으로 와야 한다. 대구∼중국 옌지(延吉), 제주∼중국 시안(西安) 노선 등은 출발지가 지방이지만 도착지는 인천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땐 대구와 제주 공항에서 주유를 한 뒤 인천으로 다시 와서 승객들을 내려준다. 승객들은 불편하고, 항공사는 항공유만 더 쓰는 상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해외 국가들은 입국 제한 등 코로나 관련 각종 규제를 계속 완화해 가고 있다. 글로벌 항공정보업체 OAG 집계에 따르면 다음 달 여객 좌석 수가 4억1000만여 개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2월 4억여 개를 넘어선다는 통계도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지난달 20일 백신 접종 여행객의 입국을 전면 허용하면서 “기다림은 끝났다. 가방을 싸고 돈을 많이 챙겨오시라”며 관광객들에게 손짓을 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입국자 7일 격리 면제를 한 건 항공·여행업계에 반가운 일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항공업계에 내려진 각종 방역 대책의 실효성을 제대로 따져봐야 할 때다. 방역과 업계 살리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과감하게 정책을 바꿔야 한다. 좀 더 유연한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변종국 산업1부 기자 bjk@donga.com
#항공업계#오미크론#자가격리#격리면제#방역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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