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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100번째 ‘작은도서관’… “행복은 책을 타고∼”[작은 도서관에 날개를]

입력 2021-11-30 03:00업데이트 2021-11-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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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공동 캠페인
충남 서산 운산면 ‘운산 작은도서관’
의용소방대 건물 리모델링… 문화행사 공간-어린이실 등 갖춰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 좋아요”
25일 충남 서산시 운산초 어린이들이 운산 작은도서관 어린이실에서 책을 읽고 있다. 어린이실은 푹신한 빈백 소파와 책장 속 독서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서산=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5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 ‘운산 작은도서관’. 손을 맞잡은 노부부가 출입구 근처에 붙은 특강 안내문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이 도서관은 이날 개관을 기념해 성인을 위한 인문학 강의와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만들기 강의를 준비했다. 인근 주민 신순분 씨(68·여)는 “책을 좋아하는데 주변에 도서관이 없어서 매번 사다 보니 집에 책이 1000권 넘게 쌓여 있다. 우리 동네에 책을 보고 공부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니 황홀하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대표 김수연 목사)이 문화체육관광부와 KB국민은행 후원을 받아 전국 각지에 짓고 있는 ‘작은 도서관’이 100번째 개관을 맞았다. 2008년 경기 부천시 도란도란도서관으로 시작한 작은 도서관이 전국 곳곳을 채워온 것이다.

운산 작은도서관은 서산소방서 의용소방대가 사무실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이다. 1층에 3600여 권의 책이 비치됐고 2층에는 열람실이 들어섰다. 강연 등 각종 문화행사를 여는 프로그램실과 어린이들을 위한 전용 공간도 마련됐다. 도서관을 찾은 윤효림 양(8)은 “그동안 아빠가 사주신 책만 볼 수 있어서 아쉬웠는데 여기는 만화책뿐 아니라 역사책, 동화책까지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웃었다. 윤빛나 양(8)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엄마, 아빠가 책을 읽으라고 하면 귀찮게 생각했다. 그런데 어린이실에서 친구, 동생들과 놀면서 책을 읽으니 이제는 재밌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곳은 학교 도서관을 빼면 운산면에서 유일한 도서관이다. 그동안 학생이 아닌 일반 주민들은 책을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작은도서관을 둘러본 장찬순 씨(55)는 “운산면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았는데 도서관이 들어선 건 처음 본다”며 “아이들이 책을 보려면 30분 이상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역에 새로운 문화공간이 생겼다는 데 만족해했다. 조무성 씨(53)는 “50, 60대 이웃들이 일을 마치고 함께 어울릴 만한 곳이 식당, 술집밖에 없어 나처럼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시간을 보낼 곳이 없었다. 앞으로 퇴근 후 도서관에 자주 들를 생각”이라며 반겼다. 운산 작은도서관 주변에는 초등학교 2곳, 중고교 각 1곳이 자리 잡고 있어 학생들에게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운산초교 학생들과 도서관에 온 장명숙 운산초 돌봄전담사는 “앞으로 돌봄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종종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처음 작은도서관을 짓기 시작할 때는 100번째가 마지막이 될 줄 알았는데 소중한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책이야말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매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국민들의 독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작은도서관 사업을 담당하는 김진영 국민은행 브랜드 ESG그룹 대표는 “101호 도서관부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1000호까지 달리겠다”고 말했다.

서산=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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