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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영감 얻는 작곡, 음악활동 질리지 않게 하는 힘이죠”

입력 2021-11-29 03:00업데이트 2021-11-2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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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하는 비올리스트 김상진
내달 16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듀오 리사이틀 ‘로망스’ 열어
바순 플루트 등 요청따라 곡 써 “베토벤도 비올라 연주 했어요”
오푸스 제공
피아노의 분산화음 위에 사람 목소리 같은 나직한 비올라의 선율이 흐른다. 가만히 말을 거는 것 같기도, 위안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점차 고조돼 두 현으로 한층 열정적인 호소를 펼친다. 비올리스트 김상진(49·연세대 교수·사진)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로망스’다.

“작곡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습니다. 제가 진행하는 방송이나 해설음악회가 그렇듯, 스스로 음악에 ‘질리지’ 않고 활동해 나가는 데 힘이 되어 주죠.”

자주 리사이틀 무대에 올려 온 이 곡을 김상진은 12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피아니스트 문지영과의 듀오 리사이틀 ‘로망스’에서 연주한다. 이 곡 외에 슈만의 ‘아다지오와 알레그로’, 류재준과 클라크의 비올라 소나타 등 각각의 시대가 표현한 ‘로망스’를 펼쳐 보인다.

27일 만난 그는 “알려드릴 소식이 또 하나 있는데…”라고 했다. 리사이틀에 맞춰 ‘김상진 작품집’이 출간된다. ‘로망스’를 비롯해 그가 지금까지 쓴 작품 13곡을 싣는다.

콘서트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그의 작품이 비올라 곡만은 아니다. 첼로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체인징 러브’는 본래 바순 곡으로 썼다. 플루트를 위한 ‘문샤인 라이드’도 자주 연주된다.

“제 작곡 작업은 ‘사용음악(Gebrauchsmusik·독일 작곡가 힌데미트가 사회적 요구에 맞춘다는 뜻으로 만든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엔 ‘실용음악’으로 알려졌지만 힌데미트의 의도는 ‘필요한 곳을 위해 음악을 쓴다’는 거였죠. 저도 의뢰가 있을 때 곡을 써왔습니다.”

‘체인징 러브’는 원주시립교향악단 바순 수석 이지현의 ‘독주회에서 연주할 수 있게 사랑에 관한 곡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작곡했다. 이달 18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첼리스트 심준호 리사이틀에서 연주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문샤인 라이드’는 플루티스트 안명주(영남대 교수)의 위촉으로 썼다. 플루티스트 조성현 유재아 등이 리사이틀에서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김상진은 “베토벤을 비롯한 여러 작곡가가 비올라를 연주했다”고 말했다. 선율이나 베이스 라인보다 중간 성부를 채워 넣는 데 높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주를 통해 그 실제를 느꼈다는 설명이다.

작곡가 류재준(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은 “김상진의 곡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전문적인 작곡가들이 빠지기 쉬운 틀에 박힌 정형화와 거리가 멉니다. 아름다운 선율과 화성의 매력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음악 어법(語法)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번 리사이틀 협연자인 2015년 부소니 콩쿠르 우승자 문지영에 대해 김상진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서울스프링페스티벌 등에서 연주를 접했다. 기술이 뛰어난 연주자도 실내악에서 호흡을 맞출 때는 부족하기 쉬운데, 문지영은 처음부터 잘했다”고 했다.

“이번 리사이틀에선 피아노가 비올라와 동등하거나 더 역할이 큽니다. 피아노 반주가 아니라 ‘듀오 리사이틀’입니다.” 3만∼7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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