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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애널리스트의 마켓뷰]‘디지털세’ 새 변혁 맞이한 국제조세체계

홍재근 대신증권 수석연구원
입력 2021-09-14 03:00업데이트 2021-09-14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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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근 대신증권 수석연구원
기존의 국제조세 체계에서 디지털 경제는 실효세율 인하라는 역진적 흐름을 이어왔고 탈(脫)탄소 경제는 기업들이 규제가 느슨한 나라를 찾아 이동하는 풍선효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국제조세 체계는 ‘디지털세’와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CBAM)’이라는 새로운 변혁을 맞고 있다. 세계 각국의 조세 경쟁으로 인한 재정 악화와 코로나19 시기 경기부양책으로 확대된 세원 확보 수요도 국제조세 체계의 재편을 재촉하고 있다.

각국이 합의한 디지털세는 필러1과 필러2로 구성된다. 필러1은 거대 글로벌 기업의 해외 이익 중 시장 기여분에 대한 과세 관할권을 국가별 매출 비중에 따라 재배분하는 것이다. 필러2는 다국적기업의 자회사가 해외에서 납부한 법인세 실효세율이 최저세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미달분을 본사 소재지국에서 과세하는 것이다.

필러1은 세금의 이동을, 필러2는 세금의 증가를 의미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 같은 방식으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최대 1000억 달러의 법인세가 더 걷힐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아일랜드 등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미국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어 실효적인 시행 시기까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통상 갈등에도 별도의 디지털서비스세(DST)를 추진하고 있다.

CBAM은 탄소배출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탄소누출 방지 수단이다. 수입품에 대해 EU 수준의 탄소비용을 부과하는 수입 관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올해 7월 발표된 입법안에는 수입업자가 EU 탄소배출권의 가격을 반영한 인증서를 구매하는 방식이 담겼다. 2023년 시행될 예정이다.

효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디지털세가 비즈니스 모델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과세 대상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증세에 따른 가격 전가가 소비자 부담을 늘릴 것이란 우려는 있지만 거대한 기술 혁신 흐름은 이마저도 극복할 수 있다.

CBAM이 본격화되면 EU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조사기관인 ICIS는 EU 탄소배출권 가격이 현재 t당 50유로 후반에서 2030년 90유로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EU 탄소집약 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반면 탈탄소화 우수 기업들이 중장기적 수혜를 입고 글로벌 환경의 기술 혁신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증세 등에 따른 과세 기업의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과세를 피한 차상위 기업은 기준 가격 인상에 따른 수혜를, 탈탄소화 우수 기업은 성장성 확대가 예상된다. EU 수입 이전에 지출한 탄소비용만큼 감면해주는 CBAM 설계에 따라 EU로 수출하는 국가들의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

홍재근 대신증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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