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작정한 폴크스바겐그룹… 탄소발자국 지우기에 총력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1-06-04 17:39수정 2021-06-0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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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 폴크스바겐그룹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적어도 30년 안에 자동차 생산과정 전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탄소중립(Carbon-Neutral)’ 실천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2010년 대비 약 45%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2050년에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무려 350억 유로(약 48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28일 폴크스바겐그룹에 속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서울 서초구 서울웨이브 아트센터에서 가상 탄소제로 섬을 콘셉트로 한 ‘고투제로(goTOzero)’ 전시회를 열고, 탄소중립에 사활을 건 본사의 노력을 다시 한 번 공론화했다. 오는 13일까지 열리는 고투제로 전시는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무료로 개방된다.

지구온난화는 생태계 파괴의 근원이다. 이상기후는 물론, 동식물의 소중한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현상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매년 섭씨 1.5도가 상승하면 2050년 생물종은 15~37%까지 멸종한다. 따뜻해진 대기에 의한 토양 수분 증발로 사막화도 급속도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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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배출은 심각한 온난화를 야기한다. 특히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14%가 이동 및 운송 수단에서 배출되고 있다. 이 중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들이 뽑는 양이 2%(3억6900만톤) 정도다. 폴크스바겐, 아우디를 포함한 승용차 부문과 만, 스카니아 등을 포함한 상용차 부문을 합친 수치다. 국가로 범위를 넓혀보면 영국(세계 10위)과 맞먹는다.

르네 코네베아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탄소중립은 우리 모두가 함께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생활 전반에 걸쳐 몸소 실천하는 행동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 생산부터 재활용에 이르는 제품의 전체 수명주기에 걸친 탄소중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과정을 ▲전기차 공급 및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발자국 저감 ▲플랫폼 전략을 기반으로 한 전동화 가속화 ▲전기차 사용 단계에서의 재생에너지 사용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 등 네 단계로 세분화했다.

이는 폴크스바겐그룹의 환경 행동강령 고투제로와 일맥상통한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문제의 일부가 아닌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전략 아래 자동차 업체로는 최초로 파리기후변화협약 동참을 선언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적인 사회를 만든다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준수하고, 기후변화 대처 및 환경보존 의무를 다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고투제로 전시공간은 기후변화 심각성과 탄소저감 필요성을 알리고, 일상생활 속 실천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됐다. 전시공간은 친환경 인증 공장에서 생산돼 그린 에너지로 충전하는 전기차와 다양한 e-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채워진 가상의 탄소제로 섬(제로 아일랜드)으로 꾸며졌다.

행사장 1층에 들어서면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제기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공급망과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이다. 폭스바겐그룹은 2025년까지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발자국을 45%까지 줄인다는 목표로 차량 생산을 위한 에너지원과 생산시설을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2020년부터 그룹의 전 세계 16개 공장 중 11곳이 친환경 전기로 가동되고 있고, 기존 생산공장을 탄소중립 공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이곳에 소개된 독일 츠비카우 공장은 그룹의 전동화 공세의 근간으로 내연기관 차량에서 100% 전기차 생산공장으로 전환된 최초 공장이다. 자체 열병합발전소와 태양광발전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린 전기를 사용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 6개 모델, 연 33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벨기에 브뤼셀 공장은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탄소중립 인증을 받은 세계 최초의 대량생산 공장이다. 10만7000㎡에 달하는 면적에 태양광패널을 설치, 매년 9000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바이오가스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가동된다. 미국 채터누가 공장 또한 태양열 설비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2022년부터 친환경 전기를 가동해 ID.4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게 된다.

폴크스바겐그룹은 공급망 측면에서도 탄소중립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원재료가 차량용 부품으로 변신하기까지 생산부터 운송에 이르는 1만5000개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폭스바겐그룹은 전 세계 수많은 공급업체들에게 탄소배출 저감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생산 과정에서 불가피한 이산화탄소 배출분에 대해서는 기후 프로젝트로 상쇄해 나가고 있다. 일환으로 2020년 하반기, 열대 우림을 보호하기 위한 기후보호 프로젝트 개발에 착수했다. 남미 및 아시아 지역에서 베를린의 10배 크기인 100만 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에 대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 하에 벌채로 훼손되고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숲을 복구하는 데 역점을 둔다. 그 시작으로 현재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산림보호 및 산림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또한 환경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사업에 힘쓰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환경사업은 ▲초록빛 꿈꾸는 통학로, ▲교실숲 ▲산림복원 및 산림녹화 사업으로 지난 2년간 총 5만2930그루의 나무를 식재 기증해 탄소중립 숲 조성 및 이산화탄소 연 49만2103kg 흡수에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통학로와 교실숲, 반려나무 활동을 기반으로 도시의 기후변화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전시장 안의 탄소중립 두 번째 여정은 플랫폼 전략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의 대중화다. 그룹은 지난 한 해에만 23만1600대 전기차를 공급했는데, 이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2위의 기록이다.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서는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폭스바겐그룹은 e-모빌리티의 글로벌 리더로서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목표로, 2025년까지 전동화에만 350억 유로를 투자해 오는 2030년까지 70종에 이르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아우디 e-트론을 출시하며 전동화 전략의 시작을 알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을 출시한데 이어 아우디 e-트론 GT를 한국 시장에 첫 공개했다. 또한 2022년에는 폭스바겐 ID.4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8종의 전기차 모델을 국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폴크스바겐그룹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전동화 공세가 가능한 것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 덕분이다. 폭스바겐그룹과 산하 12개 브랜드는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큰 틀에서 보편성은 공유하되,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하면서 각 브랜드 만의 특성을 살린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폭스바겐그룹이 개발한 네 개의 전기차 플랫폼 중, 그룹의 전동화 전략의 근간이 되는 MEB와 아우디의 첫 전기차에 적용된 MLB 에보(MLB evo)를 독일로부터 공수해왔다. 플랫폼과 함께 아직 국내 출시 전으로 MEB가 적용된 첫 번째 차량인 폭스바겐 ID.3, MEB가 적용된 첫 SUV 모델인 폭스바겐 ID.4, 그리고 MLB 에보가 적용된 아우디 e-트론을 함께 전시한다.

탄소중립 세 번째 여정에서는 차량 사용 단계에서의 재생에너지를 통한 충전을 경험할 수 있다. 탄소발자국 저감 노력이 공급망과 차량 생산 과정에서 그친다면 이는 부분적 성공에 불과하다. 전기차 사용 단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기차를 충전해 차량을 이용할 때 비로소 탄소중립에 다가갈 수 있고, 바로 이것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세 번째 단계로 재생에너지를 통한 충전을 제시한 이유다.

유럽의 전기차 오너들은 그룹의 자회사인 엘리(Elli)를 통해 풍력과 태양광, 수력 등의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구입해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다. 나아가 2022년부터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는 양방향 충전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전기차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충전기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한편,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그리드로 다시 보낼 수 있다.

끝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한 중요성도 역설한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한다. 10여년 전 전기차가 세상에 나온 이래 배터리 교체 주기가 다가오면서 엄청난 양이 배터리가 회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폐배터리의 처리 방법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폭스바겐그룹은 배터리의 수명을 차량의 그것만큼 길게 만든다는 목표와 연계해 잔존 수명이 남은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장치 등으로 재사용하거나 또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폐배터리는 분해해 배터리 원료로 재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환으로, 독일 잘츠기터에 위치한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2021년 1월 시범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3600개의 배터리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재활용할 예정으로, 이는 1500톤에 해당한다. 그룹은 알루미늄과 구리, 플라스틱의 재활용과 마찬가지로,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를 추출해 궁극적으로 90% 이상의 재활용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차량 전체 수명주기에 걸친 탄소저감 노력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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