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초학력 높이려면 평가부터 제대로 해야”

이소정 기자 입력 2021-06-03 03:00수정 2021-06-03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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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기초학력 붕괴]
“일부 학생만 평가하는 현행 방식, 학력실태 파악 한계… ‘구멍’ 못메워
국가 차원 공신력 있는 진단 필요”
“무(無)시험, 무(無)진단으로 이미 무너져가던 기초학력에 코로나19가 마지막 한 방을 날린 셈이다.”(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

2일 교육부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되자,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뿐 아니라 그 너머의 문제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전년대비 크게 하락한 결정적 이유가 코로나19이지만, 이미 최근 수년간 한국 학생의 학력은 꾸준히 하락했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건 ‘평가의 부재’다.

진보 교육을 표방하는 현 정부와 시도교육감들은 그간 꾸준히 각종 평가를 없앴다. 크게는 국가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 축소부터 작게는 시험 없는 자유학기제 확대, 초등 1·2학년 받아쓰기 금지에 이르기까지 ‘경쟁 반대’ 기조에 맞춰 다양한 시험 폐지가 이뤄졌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1986년 국가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을 체계적으로 진단해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1997년까지 전수조사로 실시되다가 1998년 김대중 정부 때 표집 방식으로 바뀌었고, 2013년부터는 초등학생 평가가 폐지돼 중3과 고2를 대상으로만 실시됐다. 2017년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마저도 ‘협력교육에 맞지 않는다’며 중3과 고2 전체가 아닌 3%에 대해서만 표집조사를 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당시 이 결정은 평가 실시 6일 전 이뤄져 이미 인쇄해 놓은 시험지 90만 장이 폐기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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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중3 국어만 봐도 2016년 2.0%였던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2017년 2.6%, 2018년 4.4%, 2020년 6.4%로 4년 새 3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초등학교는 시험이 아예 없고 중1은 자유학년제인데다가 중 2, 3은 절대평가니 교사도 학생도 가르치거나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유사 이래 학교 교육이 처음으로 중단된 코로나19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전체 학년에 대한 정확한 학력진단을 통해 학생들의 ‘빈 구멍’을 메워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기초교육 측면에서 개별 교사나 학교 차원의 평가는 ‘자가진단’에 불과하다”며 “맞춤형 자율평가가 아니라 국가에서 인정하는 표준적인 방법으로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국가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기초학력#평가#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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