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만명 첫 ‘유전자 지도’… 맞춤형 치료 내딛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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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울산시 게놈 프로젝트 마쳐
생활습관까지 담은 종합 DB 구축
희귀질환 치료-신약 개발 등에 활용
“질병 원인을 찾는 정밀 의료의 기초”

26일 울산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열린 한국인 1만 명 게놈 해독 완료 선언식에 연령별 기증자 대표와 송철호 울산시장(왼쪽에서 세 번째), 이용훈 UNIST 총장(왼쪽에서 네 번째), 박종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참여해 핸드프린팅을 보이고 있다. UNIST 제공
26일 울산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열린 한국인 1만 명 게놈 해독 완료 선언식에 연령별 기증자 대표와 송철호 울산시장(왼쪽에서 세 번째), 이용훈 UNIST 총장(왼쪽에서 네 번째), 박종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참여해 핸드프린팅을 보이고 있다. UNIST 제공
한국인 1만 명의 유전 정보를 담은 유전자 지도가 처음으로 구축됐다. 한국인 특유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한 희귀질환 치료와 신약 개발 등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울산시는 건강인 4700명과 질환자 5300명 등의 자발적 기증으로 한국인 1만44명의 게놈(유전체)을 해독하는 ‘울산 1만 명 게놈 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2016년 시작해 5년 만이다. 게놈은 생물체에 담긴 유전자 정보의 집합체로 한국인의 게놈이 대규모로 해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놈 해독은 개인의 DNA에 포함된 30억 개 염기의 배열순서(염기서열)를 밝혀내는 것으로 흔히 유전자 지도로 불린다. 유전자 지도를 분석하면 염기서열이 달라져 변이가 생긴 단백질을 찾아낼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질병의 원인도 알아낼 수 있다.

프로젝트를 총괄한 박종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는 “개인의 혈액, 타액 등을 통해 수집된 게놈 해독 정보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검진 정보, 임상 정보, 생활습관 정보까지 포함해 종합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며 “개별적으로 특정 질병의 원인을 찾는 정밀 의료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5월 한국인 1000명의 게놈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하고 데이터를 서울대, 연세대 의대, KAIST,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등 국내외 23개 기관에 분양했다. 이번에 완성된 1만 명의 게놈 정보도 연구기관에 분양해 분석할 예정이다.

개인의 유전자 지도를 그리는 게놈 해독 연구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영국은 2018년 암, 희귀 유전질환, 감염병을 앓는 환자 10만 명의 게놈 해독을 끝내고 의료 현장에서 질병을 진단하는 게놈 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은 최근 20만 명 이상의 게놈 해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보다 후발주자인 일본도 3000명의 게놈 해독을 끝냈다. 2003년 최초로 인간게놈프로젝트(HGP)를 완성한 미국에서는 개인의 게놈을 더 빠르고 싼값에 분석해주는 일루미나 같은 기업도 등장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유전자 지도#unist#울산과학기술원#게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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