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야, 미술관이야?'… 미술 시장의 '신세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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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서 아트페어 열고 걸작들 선봬… 지난해 강남점 상설 전시장 열기도
큐레이터 배치 고객 작품 구매 도와… 지역 작가 지원-신예 발굴도 '앞장'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아트페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아트페어.
신세계백화점이 대중을 위한 예술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쇼핑공간에 미술품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작품 판매에 컨설팅까지 나서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단순한 유통 시설을 넘어 시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만든 신세계갤러리는 다양한 전시를 통해 차별화된 아트 마케팅을 시도해왔다. 한국 회화의 거장 김환기 등 유명 작가의 전시를 비롯해 크리스티와 같은 유명 미술 경매 프리뷰 행사, 피카소, 로이 리히텐슈타인&앤디 워홀전 등 여느 유명 갤러리 못지않은 특별전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 강남점을 리뉴얼하며 명품과 예술의 만남을 선보였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미술품들을 매장에서 상설 전시하고 직접 판매까지 나선 것은 업계 처음이었다.

3층 명품 매장을 새롭게 단장한 강남점은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등 200여 점을 가득 채운 특별한 공간을 오픈했다. 매장 벽은 물론이고 통로, 고객 라운지 곳곳에 작품을 설치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신세계갤러리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 공간은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고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구매까지 돕는다. 쇼핑을 하며 미술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마련된 아트스페이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마련된 아트스페이스.
올해 3∼4월 본점에서는 아트페어를 열고 백화점 고객들에게 미술품 감상의 기회를 더욱 폭넓게 제공한다. 100만 원대부터 2억5000만 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을 선보이며 김종학, 김창열, 백남준, 오치균, 이강소, 이우환, 이왈종, 줄리안 오피, 야요이 쿠사마 등 유명 작품 200여 점을 전시 및 판매한다.

미술품 구매의 대중화도 이끌고 있다.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아트 콜렉팅 수요가 늘어나는 트렌드를 겨냥해 ‘아트슈머(art+consumer)’ 고객을 양성화하는 것이다.

재력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예술작품 구매 및 수집을 백화점에서 마치 쇼핑하듯이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롭다. 상주하는 전문 큐레이터에게 직접 추천을 받아 나에게 어울리는 작품을 고를 수도 있다.

공간 맞춤형 아트 컨설팅을 제공하는 큐레이터는 집뿐 아니라 사무실, 상가 등 모든 공간에 어울리는 국내외 미술작품 및 아트 오브제를 소개하고 작품 구매를 돕는다. 하루 선착순 5팀 이내로 예약이 가능하며 작품 제안부터 설치까지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다.

현재 신세계 본점 본관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즐비한 공간으로 유명하다. 2007년 리뉴얼한 본관 6층 옥상정원 ‘트리니티 가든’은 호안 미로, 헨리 무어, 알렉산더 칼더, 안토니 곰리 등 명성 높은 거장들의 작품이 가득하다. 미술 애호가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마치 산책하듯 자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마치 뉴욕 현대미술 박물관(MoMA)의 조각공원을 서울 도심 한복판으로 옮겨놓은 듯한 조각공원으로 꾸며 본점의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있다.

고객 라운지 모습.
고객 라운지 모습.
신세계백화점은 지역 작가들을 지원하고 판로를 열어주는 상생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작년 여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된 지역 미술 문화 활성화를 위해 미술 전시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신세계는 아트페어 ‘동행, 예술가와 함께’를 통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지역 예술가와 미술 작품을 유통하는 지역 화랑 돕기에 나섰다. 부산 센텀시티, 광주, 대구에서 순차적으로 진행했으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대표 작품들을 선보이고 판매까지 도왔다.

지역 신진 예술작가들의 등용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광주신세계미술제’는 역량 있는 작가의 발굴과 창작 지원을 통해 지역 미술문화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모전이다. 지난 20년간 86명의 작가들을 배출했다.

신세계백화점 갤러리담당 황호경 상무는 “그 동안 신세계가 다양한 문화 예술 후원에 앞장서온 만큼 앞으로도 특별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리스타트 유통#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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