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들은 ‘여종야도’… 박영선 ‘안국빌딩’, 오세훈-안철수 ‘여의도 이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위클리 리포트]朴, 박원순 3선 성공한 빌딩 이용
吳, 당사와 인근 건물에 ‘두 캠프’
安, 캠프 본진 당사 중심 운영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들의 선거 캠프는 ‘여종야도(與鐘野島)’ 형태로 마련되고 있다. 여당 후보들은 서울의 중심인 종로(鐘路)를 베이스캠프로, 야당 후보들은 여의도(汝矣島)를 전진기지로 마련하고 있다는 뜻.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곧 대선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에 역대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후보들의 캠프 위치는 정치권에서 화제가 돼 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서울 종로구 중에서도 전통적인 선거 명당으로 꼽히는 안국동사거리의 안국빌딩에 자리를 잡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애초 여의도에 캠프를 차리려고 했지만 안국빌딩에 캠프를 차리고 싶다는 박 후보의 의견을 반영해 캠프 위치를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국빌딩은 앞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선거 캠프를 차렸던 곳이다. 박 전 시장은 2011년에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안국빌딩에 사무실을 내고 3선에 성공했다.

안국빌딩에서 조계사 방향 300m 인근에 있는 S&S빌딩(옛 서흥빌딩)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퇴임 직후부터 초창기 대선 캠프 역할을 했던 ‘안국포럼’을 뿌리 내린 곳으로 유명하다.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이었던 고(故) 정두언 전 의원은 자신의 회고록에 이 전 대통령이 풍수가를 추천받아 사무실을 선정하는 데 참고했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만큼 ‘터가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당시 광화문 동화면세점 건물도 ‘안국포럼’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결국 조계사 건너편에 위치한 서흥빌딩이 낙점됐다고 한다.

야권 후보들은 일제히 여의도에 터를 잡았다. 애초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당내 경선 당시에는 21대 총선에서 전진 기지 역할을 했던 서울 광진구에 있는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을 선거 캠프로 활용했다. 공교롭게도 이곳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 사무실로 썼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다 4일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된 뒤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있는 남중빌딩과 극동VIP빌딩 2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남중빌딩은 자유한국당이 대선, 지방선거, 총선에서 연전연패 하고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꾼 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권 창출의 염원을 담아 새 당사로 낙점한 곳이다. 앞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오 후보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선거캠프를 마련해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누르고 신승을 거두기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당사 건물로 쓰고 있는 서울 여의도 IBPIA빌딩을 선거 캠프로도 활용하고 있다. 일부 실무진이 여의도에 다른 사무실을 내고 일하고 있지만 ‘본진’은 국민의당 당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다만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엔 여의도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 여의도에 캠프를 꾸렸던 서울시장 당선자도 다수 있다. 대표적으로 1995년 조순 전 시장과 1998년 고건 전 시장이 여의도 대하빌딩에 캠프를 마련하고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서울시장 후보들#여종야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