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상 최악 고용한파… 땜질대책에 끝 안 보이는 일자리 대란

동아일보 입력 2021-01-14 00:00수정 2021-01-14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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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어제 2020년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1만8000명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어느 정도 고용한파는 예견된 일이다. 하지만 지난해 일자리 예산으로만 25조 원을 쏟아붓고 받아든 성적표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내용도 좋지 않다. 경제의 허리인 30, 40대와 미래 세대인 청년들의 취업 감소가 두드러진 반면 공공근로 위주의 60대 이상 일자리만 증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코로나 위기 직전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 증가세가 부담이 됐다”며 기저효과를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2019년 고용지표가 좋아서 지난해 고용성적이 더 나쁘게 나왔다는 것인데, 2019년 고용지표가 좋았던 것은 그 이전 해인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충격으로 고용대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좋을 때는 정책 덕분이고 나쁠 때는 기저효과 탓이라는 식으로 핑계를 대는 것은 경제팀 수장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현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자임했지만 고용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정책수단은 밖으로 내건 목표와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 고용대란 조짐을 보인 2018년 8월 장하성 당시 대통령 정책실장은 긴급 고용대책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면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믿고 기다려 달라고도 했다. 그 결과가 최악의 고용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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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일자리 사업이 지난해 11월 종료되면서 그 다음 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폭이 전월에 비해 40% 감소했다고 한다. 재정에 의존한 일자리정책의 한계가 바로 이런 것이다. 세금이 끊어지면 사라질 일자리만 만들었다가 다시 없애는 구조를 고착화시키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고용사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기업들이 사람을 쓰도록 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노동계에 편향된 입법, 기업인 처벌 강화 입법 등 기업이 사람 대신 기계를 찾도록 하는 정책을 양산해 왔다. 이 같은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한국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에서 탈출할 길은 요원하다.
#고용한파#땜질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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