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는 순간, 진정한 행복도 얻을수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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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 신작
디즈니 애니 최초 흑인 주인공 눈길
유명 뮤지션 존 바티스트 OST 참여

영화 ‘소울’에서 태어나기 전 세상에 온 ‘조 가드너’의 영혼(모자 착용)이 지구에 가길 두려워하는 영혼 ‘22’(조 영혼의 왼쪽)를 설득하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소울’에서 태어나기 전 세상에 온 ‘조 가드너’의 영혼(모자 착용)이 지구에 가길 두려워하는 영혼 ‘22’(조 영혼의 왼쪽)를 설득하는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주제다. 몰입하게 되는 것, 인생을 쏟을 무언가를 찾는다. 20일 개봉하는 디즈니·픽사애니메이션 ‘소울’에서는 이를 ‘스파크(Spark·불꽃)’라고 표현한다. 진부한 삶에 불꽃을 튀게 할 대상을 찾는다. 불꽃을 찾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삶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성공의 순간을 꿈꾼다. 과학자는 전에 없던 이론을 발견하는 것을, 작곡가는 길이 남을 명곡을 만드는 것을, 스포츠 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소울은 삶의 불꽃을 찾는 영혼들의 이야기다. 영혼들의 중심에는 주인공 ‘조 가드너’가 있다. 조 역시 삶의 불꽃을 찾는 사람 중 하나다.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학교 음악 선생님이 된 그는 공허함을 느낀다. 뉴욕 최고 밴드와의 합주 기회를 얻고 ‘드디어 인생이 바뀔 순간이 왔다’며 기뻐하지만 공연 당일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다. 현생과 사후세계 사이 어딘가를 헤매던 조의 영혼이 인간이 태어나기 전 영혼들의 성격이 형성되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 발을 디디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몬스터 주식회사’ ‘인사이드 아웃’ ‘업’ 등 애니메이션 히트작들을 만들어 온 피트 닥터 감독이 2015년부터 5년간 준비했다.

영화는 조의 영혼이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몸으로 들어가 꿈에 그리던 공연을 마친 뒤부터 관객들에게 고민거리를 던진다. 생에 최고의 순간일 것이라고 확신했던 그 시간을 누렸지만 이후 그의 삶은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때 조의 머리에서 파노라마처럼 스쳐간 건 삶에서 소소했던 행복의 기억들이다. 자전거를 타며 바람을 느끼던 순간, 단골 미용실에서 친한 미용사와 수다를 떨던 기억. 조의 모습에서 관객들도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는 숱한 애니메이션 명작들을 만들어온 닥터 감독이 했던 고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12월 6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만 완성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평생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제 안에 있었지만 절대 그렇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만큼이나 주목할 점은 이 영화가 디즈니·픽사애니메이션 최초로 흑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조뿐만 아니라 영화에는 조의 어머니, 조의 단골 미용실 직원들까지 여러 흑인이 등장한다. 소울 제작팀은 흑인들의 외형과 이들의 고유한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사내 흑인 직원부터 뉴욕의 재즈 클럽, 미용실,학교 등에서 일하는 흑인들을 직접 만나고 인터뷰했다.

영화 중간중간 배치한 재즈 음악에 귀도 즐겁다.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가 연주에 참여해 소울 오리지널 스코어 중 재즈 음악 작곡과 편곡을 맡았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꿈#행복#인사이드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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