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지 않지만 개성 넘치는 성격, 클라리넷은 저와 많이 닮았죠”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입력 2021-01-05 03:00수정 2021-01-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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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트홀 ‘올해의 상주음악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목관악기 연주자로는 처음 선정
올해 네 차례 콘서트로 관객 만나
7일 신년음악회 네이버TV로 중계
김한은 “클래식이 완성된 악보를 분석해 내 생각을 집어넣는 것이라면, 재즈는 흰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Sangwook lee
“클라리넷을 색깔로 정의하라면 검은색이죠. 모든 색이 들어있고, 어떤 색이든 뽑아 쓸 수 있어요. 댄디(dandy)하면서도 고독하고 감각적이죠. 직접 관심받기 싫어하지만 실제로는 관심을 원하는 제 성격과 비슷해요. 후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선정하는 금호아트홀 올해의 상주음악가에 클라리네티스트 김한(25)이 선정됐다. 2013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제도가 시작된 이후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 등 세 악기 연주자들이 여덟 차례의 상주음악가를 거쳤고 목관악기는 올해 김한이 처음이다.

4일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김한은 “클라리넷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애니메이션 스펀지밥의 캐릭터 징징이가 부는 악기’라고 하면 그때서야 ‘아하∼’ 한다”며 웃음을 유도한 뒤 “이번 상주음악가 선정은 관악기를 음악팬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도록 하라는 뜻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큰아버지인 작곡가 김승근(서울대 교수)의 권유로 클라리넷을 시작했다. 2016년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1등상과 청중상, 위촉곡 해석상을 석권한 뒤 2018년 핀란드를 대표하는 핀란드 방송교향악단에 클라리넷 부수석으로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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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연주는 저만의 느낌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고, 실내악은 토론하면서 만들어나가는 게 매력이죠. 오케스트라는 기계의 일부처럼 지휘자가 원하는 걸 바로 받아들여야 하고요. 제 강점이 유연함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세 영역을 모두 잘 살려나가려 합니다.”

상주음악가로서 그는 올해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네 차례의 콘서트를 마련한다. 시리즈 제목으로 ‘온에어: 지금부터 만나는 김한’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미래지향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펼친다는 뜻을 담았다. 첫 회는 이달 7일 열리는 신년음악회 ‘백 투 더 퓨처’. 그가 2007년 금호영재콘서트에서 처음 연주한 라보 ‘솔로 드 콩쿠르’, 베버 ‘그랜드 듀오 콘체르탄테’ 등 여섯 곡을 연주한다.

“1부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현재를 잇고, 2부에서 앞으로 제 연주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백 투더 퓨처(미래로의 귀환)’라고 제목을 정했습니다.”

6월 3일 ‘세 개의 5중주’에서는 모차르트와 브람스의 클라리넷 5중주, 윤이상의 클라리넷 5중주 1번을 연주한다. 10월 7일 ‘시간의 종말’에서는 윤이상 ‘피리’,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 등 20세기 작품을 선보인다. 12월 30일 ‘Be my guest’에서는 거슈윈과 번스타인 등의 재즈 스타일이 가미된 작품들을 연주한다. 네 콘서트 모두 ‘시대와의 호흡’이 두드러진다.

“클라리넷은 개성과 기능이 현대 음악에 적합해 20세기에 확실히 주목받았죠. 우리 시대의 경험에 공감하고, 그 감정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것은 음악이 가진 큰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공연 오후 8시 4만 원. 7일 신년음악회 ‘백 투 더 퓨처’는 네이버TV로 중계된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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