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등본부터 AI 민원 처리까지… 디지털정부 전환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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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전자정부지원사업’
스마트폰 ‘전자증명서’ 발급 확대 시행
병무청, 인공지능 상담 챗봇 ‘아라’ 론칭
민원 상담-입대 신청 등 원스톱 서비스
내년엔 과태료 납부 등 공공 알림 기능도

#1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약국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다행히 공적마스크 제도가 시행되면서 마스크 수급은 한결 나아지는 듯했다. 팔순 노모를 모시는 A씨도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에 들렀지만 가족관계를 증명할 수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부는 곧바로 3월 중순부터 ‘정부24앱’을 통해 전자증명서를 발급하고 ‘전자문서지갑’을 통해 주민등록등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이런 번거로움을 사라졌다.

‘전자증명서’는 디지털 정부혁신의 일환으로 기관 방문 없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서류를 발급받고 제출할 수 있어 국민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주민등록등(초)본을 전자증명서로 발급하고 제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행한 뒤 올해 10월까지 약 32만 건이 발급됐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자증명서 발급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남에 따라 연말까지 발급 가능한 전자증명서를 기존 13종에서 103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이어서….” 학교를 휴학하고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던 대학생 P 군은 병무청에 일정 등을 물어보고 싶었지만 전화를 할 때마다 통화 대기 중 신호음만 들어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오후 6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5월 개통된 병무청 인공지능(AI) 챗봇 ‘아라’를 통해 365일 24시간 병무상담이 가능해지면서 지원 분야와 요건, 입영일자 등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

병무청은 올해 5월 인공지능 상담 서비스 ‘아라’를 정식 오픈했다. 그동안 주중 근무시간에 전화나 대면으로만 가능하던 상담이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24시간 365일 상담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병역신청 등 민원 51종에 대해서도 별도 서식 작성 없이 아라를 통해 접수할 수 있었다.

아라는 병무민원 상담소의 실제 상담 내역을 기반으로 학습을 거쳐 만들어 병무청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원활한 대화도 가능하다. 서비스 오픈 이래 누적 질의 수가 130만 건에 달하며 95.9%의 높은 응답률을 기록하고 있다.

병무민원 상담부터 신청까지 가능한 아라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실용적 언택트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다. 병무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접속하거나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서 병무청을 추가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 디지털 전환 이끄는 전자정부지원사업


전자정부지원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중앙부처 등 행정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혁신을 위해 행안부가 행정·재정·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24, 국민신문고, 홈텍스, 복지로와 같은 주요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 특히 전자증명서를 활용한 가족 공적마스크 대리 구매를 가능하게 하며 ‘코로나 시대, K방역의 숨은 공신’으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

출입국관리정보시스템, 재난정보공동활용시스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감염병 예방·대응·사후관리 등 전 과정에서 지원사업을 통한 기반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에 효율적인 대응과 대처를 할 수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전자정부지원사업은 비대면 디지털 공공서비스를 가속화하고 디지털 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수단으로서 그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하고 있다.

○ AI-빅데이터-클라우드 활용… 디지털 뉴딜의 한 축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범정부 차원의 최우선 과제이며 이를 위해 디지털정부혁신도 한국판 뉴딜 정책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정부혁신을 선도하는 전자정부지원사업은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국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행정·공공기관별로 국민에게 주요 알림서비스를 챙겨주는 국민비서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3 직장인 A 씨는 카카오톡으로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 안내’ 알림을 받았다. 하마터면 깜빡하고 기한을 넘길 뻔했던 일이다. 곧이어 교통 과태료 알림 메시지를 받고는 카카오톡에서 바로 ‘납부하기’ 버튼을 눌러 납부까지 마쳤다. 대학생 B 씨는 네이버 앱으로 국가장학금을 신청하라는 알림을 받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취준생 C 씨는 국민비서 캘린더에서 ‘공무원 공채 시험 일정’을 추가한 뒤 구글 캘린더와 동기화해 뒀다.

그동안 이 같은 알림 서비스를 받으려면 제공 기관별 웹사이트에 접속해 일일이 신청해야 했다. 정부24에서 제공되는 행정·공공기관의 서비스만 해도 9만여 종에 달해 하나하나 챙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내년 2월 말부터는 정부 서비스를 개인비서처럼 챙겨주는 ‘국민비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올해 민방위 교육 훈련 일정 및 장소 안내, 교통 과태료·범칙금 알림, 국가장학금 신청 및 결과 알림, 운전면허 갱신 및 적성검사 기간 안내 등 9종의 알림 서비스에 필요한 시스템을 완비해 제공하기로 했다. 향후 국민 체감도가 높은 서비스를 69종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앱 등은 물론이고 가정에 보급된 KT 기가지니, 네이버 클로바 등 인공지능 스피커로도 국민비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4 이뿐 아니라 정부의 디지털 기반을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기 위해 각 기관에서 분산 운영 중인 공공 정보시스템을 전문성 효율성 안정성을 갖춘 민간 또는 공공의 클라우드센터로 통합하고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PaaS)을 활용한 공공 디지털 서비스 개발로 민간 클라우드 산업에 마중물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은 보안성 확보가 필요한 디지털정부 서비스를 개발할 때 개발도구를 별도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발환경을 마련하는 등 수개월이 소요되던 준비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정부가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며 AI(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의 지능형 기술을 손쉽게 적용할 수도 있다.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이 구축되면 각 기관은 국민 중심의 서비스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디지털정부로의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정부지원사업 사업조정위원회 위원장인 김영미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전자정부지원사업이 범정부 디지털 전환 및 지능형 정부를 선도해 국민이 체감하는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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