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대선 승리…“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8일 0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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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3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실시된 이후 나흘 만에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승리했다. 이로써 그는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백악관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한국 시간으로 8일 오전 1시 반에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체 538명 선거인단의 과반(270명)을 달성했고, 이어 네바다(6명)에서도 승리했다. 현재까지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79명이고, AP통신 등이 승리한 것으로 분류하는 애리조나(11명)까지 합치면 290명으로 늘어난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에서 개표가 99% 마무리된 시점에 49.7%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9.2%)를 제쳤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 초반에만 해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11%포인트 넘게 뒤지고 있었으나 중반 이후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 및 우편투표가 집계에 반영되면서 역전에 성공, 격차를 3만4458표(0.5%포인트)까지 벌렸다.

CNN방송과 MSNBC방송,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언론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바이든 후보를 일제히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발표했다. 바이든 후보가 1972년 30세의 나이로 델라웨어주에서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지 48년 만이다. 그는 발표가 나온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위대한 나라를 이끌도록 선택해줘서 영광”이라며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이루는,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당일부터 시작된 개표 초반 현장투표에서 우세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에 밀리는 듯했지만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가 대거 참여한 사전투표가 속속 개봉되면서 핵심 경합주들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지만 4년 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러스트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지대)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3개주의 승리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세계화 수혜를 입지 못한 이 지역 백인 노동자 표심을 잘 공략했지만 대선에서는 백인 노동자층을 사로잡는데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개표중단 및 재검표 소송을 제기하며 거듭 대선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는 앞서 5일 회견에서는 “결국 연방대법원 판사들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재검표를 청구하고 관련 소송을 연방대법원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격차가 0.5%포인트 이하일 경우 상대방의 요청에 따라 의무적으로 재검표를 하도록 돼 있다. 다만 3만 표가 넘는 차이를 재검표를 통해 뒤집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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