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수석 보좌관’… 말더듬이 극복 도운 ‘선거 책사’ 여동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8일 0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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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의 숨은 조력자들

사진 AP 뉴시스
사진 AP 뉴시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선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질 바이든 여사(69)가 ‘일하는 퍼스트레이디’라는 새로운 영부인 상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질 여사는 미국 최초로 정규직을 가진 세컨드레이디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그는 남편이 상원의원과 부통령을 역임하는 40여 년 간 공립 고등학교와 2년제 커뮤티니 칼리지에서 영작문 등을 가르쳤다. 질 여사는 대선 기간 자신이 영부인이 되더라도 계속해서 일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바이든 후보는 1972년 교통사고로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하고 1977년 질 여사와 재혼했다.

질 여사는 남편이 앞서 두 차례 대선에 출마했을 때에는 정치와 거리를 뒀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일시적으로 자신의 생업을 중단한 뒤 선거운동에 헌신했다. 그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텅 빈 고등학교 교실을 배경으로 진행한 지지 영상에서 바이든 후보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했다. 질 여사는 2015년 장남 보 바이든을 뇌종양으로 먼저 떠나보낸 일을 언급하며 “보의 장례식 후 나을이 지났을 때 조는 면도를 하고 정장을 꺼내 입은 뒤 일을 하기 위해 아들이 없는 세상으로 걸어나갔다. 그는 우리 가족에게 했듯이 바로 당신의 가족에게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질 여사는 독립 생계를 유지했지만 남편인 바이든 후보의 곁에서 정책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CNN은 “바이든 후보가 경선 당시 갈등이 있었던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데에는 아내인 질 여사의 조언이 있었다”며 “질은 남편의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후보의 오랜 친구인 테드 카우프만 전 상원의원은 “질은 조의 수석 보좌관”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의 여동생인 발레리 바이든 오웬스는 '선거 책사‘를 도맡았다. 선거전략가인 발레리는 3살 위 오빠인 바이든 후보를 도와 그가 상원 선거에서 7선 고지를 밟는 데 역할을 했다. 바이든 후보가 말더듬이 증상을 보일 때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도 발레리다. 그는 이번 대선 캠프에서 공식 직함을 갖지는 않았으나 바이든 후보의 연설문 검토, 토론 준비, 선거 캠페인 광고 점검까지 도맡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발레리는 절대적으로 바이든의 정치적 분신이자 동료”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 역시 자서전을 통해 “발레리는 내 평생 가장 친한 친구”라고 적었다.

사진 출처 AP 가디언
사진 출처 AP 가디언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차남 헌터 바이든(50)은 ‘트러블메이커’로 바이든 후보의 약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헌터가 우크라이나 천연가스사 부리스마홀딩스 이사로 근무하던 시절 바이든 후보가 우크라이나 정부와 유착 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헌터는 형 보 바이든이 사망한 이후 형수와 사실혼 관계로 지내 사생활 논란도 일으켰다. NYT는 “헌터는 공화당의 공격 표적이 됐을 뿐만 아니라 마약, 술, 사생활 의혹과 비리 스캔들로 아버지 조 바이든에게 고뇌의 근원이 됐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의 차녀인 애슐리 바이든(39)은 사회복지사와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장녀인 나오미는 1세 때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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