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학살 같은 증오 범죄, 다시는 없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도쿄서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 고이케 지사 올해도 메시지 안보내

1일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일반인 추도는 금지됐다. 주최 측은 온라인을 통해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아사히신문 제공
1일 일본 도쿄 요코아미초 공원에서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이 열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일반인 추도는 금지됐다. 주최 측은 온라인을 통해 이날 행사를 생중계했다. 아사히신문 제공
1일 오전 11시 일본 도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 1923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수많은 조선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그는 ‘7월 4일생’ 등의 명작으로 유명한 미국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74)의 메시지도 대독했다. 스톤 감독은 “역사적 진실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1923년 9월 도쿄 등 간토 일대를 강타한 규모 7.9의 대지진으로 최소 10만5000명이 숨졌다.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 등 유언비어가 난무해 적게는 6000명, 많게는 2만여 명의 조선인이 일본인에게 학살됐다. 시민단체들은 1973년 요코아미초 공원에 추도비를 세우고 해마다 추도 행사를 열고 있다.

이날 바로 옆에서 극우단체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간토대지진 진실을 전하는 모임, 소요카제’는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강제 연행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역대 도쿄도지사는 매년 추도식에 메시지를 보냈지만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68) 도쿄도지사는 2016년 취임 이후 한 차례도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우익 성향이 강한 고이케 지사는 “추도비의 조선인 학살 내용이 부풀려졌다”는 우익 측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간토대지진#학살#증오 범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