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소액결제 현금화” 유혹…청소년 울리는 초고금리 불법대출 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5일 2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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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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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이 필요했던 20대 취업준비생 A 씨는 지난달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현금화할 수 있다는 광고에 솔깃했다. ‘○○○ 소액결제’라는 업체는 게임 내 아이템을 소액결제(한도 100만 원)로 구매한 뒤 이를 자신들에게 팔면 수수료 30%를 떼고 즉시 현금으로 되돌려 준다고 했다. A 씨가 이 업체를 통해 돈을 융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당장은 현금이 생겨 좋을지 몰라도 다음달 휴대전화 이용요금 청구서가 날아오면 소액결제분을 전액 납부해야 한다. 최대 한 달 이내에 이자 30%, 연이율로 따지면 300%가 넘는 초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셈이다.

불법 대부업체나 신용카드·휴대전화 현금깡 등 빈곤층이나 사회초년생을 노린 온라인상 불법금융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한 인터넷상 불법금융광고는 1만6356건에 달한다. 2018년 1만1900건보다 37.4%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미등록 대부업체 광고가 8010건(49.0%)으로 가장 많았고, 휴대전화 소액결제 현금화(2367건·14.5%), 허위서류를 이용한 ‘작업대출’(2277건·13.9%) 순이었다.

특히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현금화해 준다는 광고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신용카드나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문화상품권, 게임머니 등을 결제하면 업체가 이를 사들인 뒤 수수료를 떼고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들 업체는 ‘상품권 매입’ ‘카드대출’ ‘컨텐츠 이용료’ ‘티켓’ 등의 키워드를 내걸었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나도 사용해봤는데 안전하고 친절하다”는 식의 댓글로 홍보하며 피해자를 유혹하기도 했다.

정부기관이나 제도권 금융기관을 사칭한 미등록 대부업체도 적발됐다. ‘햇살론’ 등 저신용자를 위한 서민 지원자금 대출상품인 것처럼 소비자를 유인했다. ‘불법 대부업체를 조심하라’고 광고하는 식으로 자신들은 적법한 업체인양 위장하기도 했다. 이중에는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이돌 캐릭터 상품, 공연 티켓 대금 등 10만 원 내외의 소액 현금을 ‘대리 입금’해 주는 방식으로 하루에 10% 가량의 이자를 받는 곳도 있었다.

고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작업대출 광고를 내걸고 영업하는 업체도 성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등 대출 관련 서류를 위·변조해 대출을 도와주고 있었다. 한 업체는 “당일 연봉 (조작) 작업을 통해 4배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만 22세 이상, 주부, 여성, 무직자, 군미필, 유흥업소 종사자 모두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손쉽게 현금을 융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들 업체를 이용할 경우 개인정보 유출, 불법추심, 과도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광고에 기재된 업체의 상호, 등록번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신용카드 현금화, 휴대전화 소액결제 등 모두 고금리 소액대출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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