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식기 사용, 공용음식 덜어 먹기…정부 “외식문화 개선, 생활방역의 핵심 과제”

박성민기자 , 강동웅 기자 입력 2020-05-08 16:45수정 2020-05-0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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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숟가락을 담그는 찌개, 다 같이 집어 먹는 반찬, 방치된 수저통, 좁은 테이블 간격….

무심코 넘겨온 한국 식당의 흔한 풍경이다. 위생상 찜찜한 구석이 많지만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 같은 식습관과 외식문화를 적극 개선하기로 했다.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건강한 일상의 출발점으로 식탁 위생 강화를 꼽은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일 감염병 예방을 위한 식문화 개선 계획을 밝혔다. 개인 식기 사용, 공용음식 덜어 먹기, 테이블 간 1m 간격 유지 등이 핵심이다. 비말(침방울)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감염병 전문가들이 강조해 온 내용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외식 문화 개선은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식탁 위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전파되기 쉬운 공간이다. 입에 닿는 물품이 많고,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무는 특성 때문이다. 반찬을 같이 먹다보면 사람 간 거리도 가까워져 비말 전파 가능성도 높아진다. 코로나19 가족 간 감염 사례 상당수도 식사 중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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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별 식당이 단번에 위생 수준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는 식당의 업종별 특성에 따라 참고할 수 있는 우수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위생과 경제성이라는 목표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반찬이 많은 한식의 특성을 고려한 개인 식기를 만들어 보급하거나, 식당 내 테이블 간격을 넓히면서도 수용 인원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공간 배치 방법을 제안하는 식이다.

믿고 갈 수 있는 식당이 많아지도록 ‘슬기로운 외식생활’ 캠페인도 진행한다. 방역 지침을 잘 실천한 업소는 18일부터 정부 기관의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하고, 고객 방문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 캠페인은 식당 위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노쇼’와 ‘갑질’ 등 외식 문화 전반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외식 문화 개선의 성패는 비용이나 인력 투자가 힘든 소규모 사업장까지 얼마나 동참시킬 수 있느냐에 달렸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당장은 식탁 간 거리를 넓히고, 수저를 수저통에 넣어두지 말고 음식과 함께 내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식당 시설 개선이나 소독기 설치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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