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서정]자녀는 부모와 대화만 잘돼도 사회성 길러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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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정 박사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민서정 박사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요즘 부모들은 자녀가 자존감 높고 정서적으로는 건강하고 사회성 좋은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사실 아이는 부모와 대화만 잘할 수 있어도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올바른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

부모들은 자녀와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는 가족 내 위치나 역할이 서로 다르고 세대차이로 인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부모가 아이에게 훈육이나 훈계식의 일명 꼰대처럼 말하거나 부정적으로 소통하려 한다면 부모 자녀 간의 대화는 더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자녀와의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대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자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자녀를 ‘이해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시선은 부드럽게 아이를 바라본다. 유쾌한 얼굴 표정, 격려 섞인 미소, 수용적이고 친절한 목소리로 아이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면 아이는 존중받는다고 느낀다. 여기서 반응은 언어뿐만 아니라 비언어적인 제스처까지를 포함한다. 만약 부모가 집안일이나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 때 아이가 말을 건다면 “내가 이 일을 끝내고 언제부터(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다시 이야기하자”고 말해 주거나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가지는 것이 좋다. 부모의 이런 반응에 아이 는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고 존중받고 이해되고 있다는 기분을 갖게 된다. 아이는 자신을 신뢰하고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된다.

자녀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표현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자녀가 처한 상황을 스스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고 자녀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말로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친구 때문에 화가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가 그렇게 해서 네가 화가 났구나” 식으로 부모는 자녀의 감정과 처한 상황을 대표해 줄 만한 적절한 말을 생각해야 한다. 부모가 자신에 대한 비판이나 판단 없이 자신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고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느끼면 자녀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립심을 키워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녀의 행동으로 인해 화가 날 때 부모는 보통 아이의 행동을 비난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바람직한 의사소통은 ‘나-전달법(I-Message)’이다. 나-전달법은 자녀의 행동에 대해 부모가 느끼고 있는 바를 객관적으로 아이에게 전달하는 좋은 방법이다. 아이를 탓하지 않고 부모의 느낌을 아이에게 단순하게 설명한다.

나-전달법을 사용하면 부모가 아이에게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자녀와 개방적인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 부모를 방해하는 자녀의 행동 자체보다 행동의 결과에 중점을 둔다. 예를 들어 게임을 하고 숙제를 하겠다고 한 아이가 약속을 안 지켰다면 “나는 네가 게임한 후에 숙제를 한다고 해놓고서 약속을 안 지켜서 실망스럽다”라고 표현해준다. 이것은 “너는 약속을 하고서는 왜 지키지 않냐. 다시는 너를 믿을 수가 없다”는 식의 너-전달법(You-Message)과는 다르다. 자녀를 비난하기보다 아이의 행동이 부모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아이에게 알려줌으로써 자녀에게 부모의 감정 상태를 전달한다. 이런 방법을 자주 사용하면 자녀가 자아를 상실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문제에 책임을 지도록 유도할 수 있게 된다. 또 솔직한 대화로 서로를 신뢰하게 된다.

자녀와 부모 간에 대화만 잘돼도 아이는 부모가 얼마나 자신을 수용하고 인정해 주고 있는지 인식하게 된다.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고 자존감도 높아진다. 그리고 부모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커지게 될 것이다.

민서정 박사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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