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왕’ 단종, 할아버지 세종대왕 만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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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옆에 20일 하루 5m 넘는 대형 인형 설치

2월 평창겨울올림픽 기간 강원 강릉에서 열린 단종 국장을 재현하는 행사에 등장한 ‘인형 단종’. 강원 영월군이 제작한 이 인형 단종은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옆에 선다. 영월문화재단 제공
2월 평창겨울올림픽 기간 강원 강릉에서 열린 단종 국장을 재현하는 행사에 등장한 ‘인형 단종’. 강원 영월군이 제작한 이 인형 단종은 20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옆에 선다. 영월문화재단 제공
강원 영월군이 제52회 단종문화제를 맞아 단종과 그의 할아버지 세종대왕이 만나는 이색 이벤트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월군은 2018평창겨울올림픽 기간 중 강릉에서 열린 단종 국장(國葬) 재현 행사 때 5m가 넘는 대형 마리오네트 인형 ‘단종’을 제작해 행렬에 참여시켰다. 이때 사용한 인형 단종을 20일 서울 광화문으로 이동시켜 세종대왕 동상 옆에 설치하기로 한 것. 세종이 1450년에 승하한 것을 감안하면 568년 만에 할아버지와 손자의 만남이 성사되는 셈이다. 인형 단종은 이날 오전 8시 반경 설치돼 오후 3시경 철거할 예정이다.

영월군은 올해 단종문화제 개막일인 27일에 국가적 이벤트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축하하고 응원하기 위해 이번 만남을 주선했다. 방문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소원지 쓰기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영월군은 그동안 비운의 왕으로 알려진 단종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공들여왔다. 단종 인형도 이 같은 방안의 하나로 영월을 비롯해 강원도 땅에 전해져 오는 단종 관련 설화를 바탕으로 ‘희망의 왕’, ‘소원을 들어주는 왕’ 이미지에 맞게 제작했다.

인형 단종은 단종문화제 기간인 27∼29일 영월 장릉에 설치돼 방문객들을 위한 포토존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올해 ‘단종, 길을 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단종문화제에서는 단종 국장 재현, 단종제향, 칡줄다리기, 정순왕후 선발대회 등의 전통행사와 90여 개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문화제를 주관하는 영월문화재단 관계자는 “단종문화제에서 과거의 역사를 알고 가정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며 다양한 전통 프로그램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종문화제 방문객 모두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가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영월군#제52회 단종문화제#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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