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기업의 신의, 제휴 파트너 구할때 큰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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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기업은 다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리스크를 줄이려 애쓴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협력 파트너를 찾을 때는 과거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전의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와 애착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과거 전략적 제휴 경험이 긍정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끝났다는 가정하에 진행됐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최근 과거의 전략적 제휴 경험이 부정적일 경우 과거의 경험이 미래 파트너 선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란자이 굴라티 미국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과거의 부정적 제휴 경험이 미래 파트너 선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과거 제휴 파트너가 자신의 단기적 성과를 위해 일방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철회한 경우를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연구팀은 미국 내 벤처캐피털 투자회사들 간의 연합(syndication) 자료를 활용해 기회주의적 행동이 파트너 선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연구 결과 기업은 과거에 자신과의 제휴 관계를 중간에 철회한 이력이 있는 기업을 제휴 파트너로 선정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트너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제휴 관계를 일방적으로 중단할 경우 상대방은 협력 파트너의 신의에 의문을 품게 되고, 결국 상대를 신뢰할 수 없고 바람직하지 않은 협력 파트너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제휴 관계 파기의 부정적 파급효과는 단지 파기를 당한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협력 파트너를 찾을 때 주변 기업들로부터 평판 조회를 하는데 이때 제휴 파기를 직접 당한 기업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들이 나오고 이는 결국 파트너 선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 결과는 단기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하는 기업은 앞으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경우 단기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신의를 잃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한 전략이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david.kang98@gmail.com
#경영#기업#신의#제휴 파트너#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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