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새는 쪽방… 아동 94만명 주거빈곤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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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만18세 미만 10명중 1명꼴… 비닐하우스 등 기준미달 주택 거주

한국 아동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주거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국내 만 18세 미만 아동 977만8000명 중 최저 주거기준 미달 주택, 지하·옥탑방, 비닐하우스 등에 사는 주거빈곤층은 94만4000명(9.7%)에 달했다. 올해 최저주거기준은 1인 가구는 주거면적 14m²에 방 1개, 3인 가구는 36m² 미만인 방 1개 등이다. 이는 23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한국도시연구소·경기대 연구진과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역별로는 서울(14.0%) 제주(12.3%) 강원(10.6%) 전남(10.2%) 순으로 아동 주거빈곤율이 높았다. 시군구 중에서는 경기 연천군(20.6%) 가평군(19.3%) 성남시(15.9%) 등이 전국 평균을 한참 웃돌았다. 원래 살던 집이 택지개발 등으로 수용돼 밀려난 세입자들이 이들 지역에 많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열악한 주거 여건은 아동들의 정서·심리적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이 5월 경기 지역 아동 303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자신의 주거환경이 위험하다’고 답한 주거빈곤 가구 비율은 일반 가구의 갑절을 넘었다. 주거빈곤 가구 아이의 47.8%는 ‘집에 방음이 되지 않아 위협을 느낀다’고 답했다. 40.0%는 집에 물이 샜다. 일반 가구에서는 해당 항목의 응답자 비율이 각각 24.9%, 16.8%였다.

전문가들은 아동·청소년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주거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 신혼부부, 노년층 등 다른 주거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행복주택 등 특화된 주거정책이 이뤄지고 있지만 미성년자에 대한 혜택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영구임대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 국가유공자 등에 대해서만 1순위로 공급되고 있다. 행복주택 역시 신혼부부, 고령자, 대학생 등이 대상이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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