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프랜차이즈, 여전히 퇴직자에 희망… 동반성장 계기되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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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값 논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올 초부터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치킨값 논란’에 대해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62)이 처음 입을 열었다. 진통 끝에 가격 인상안을 철회한 지 20일 만이다. 윤 회장은 국내 가맹점 수 1위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가격을 올리려 한 배경과 시장에서 제기돼 온 각종 논란에 대해 신중한 태도로 직접 설명하고 나섰다. 5일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BBQ그룹 본사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윤 회장은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비판이 너무 거세 섣불리 상황을 설명하러 나서기조차 쉽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


○ “1500원 생닭으로 1만5000원 치킨, 어불성설”


윤 회장은 툭 터놓겠다며 가격 구조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비판의 시작은 ‘1500원 생닭을 사서 1만5000원짜리 치킨을 판다’는 잘못된 프레임 탓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윤 회장은 “시장에서 흔히 1500원이라고 하는 닭 가격은 농장에 살아있는 생닭의 kg당 가격이다. BBQ가 사용하는 마니커, 하림 등 제공 업체의 1kg짜리 10호 닭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통 1.6kg짜리 생닭을 산 뒤 도계, 가공, 운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BBQ는 대형 프랜차이즈인 만큼 가공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가맹점에 10호 닭 한 마리당 5500원을 받고 납품하는데 생산비와의 차익이 본사 몫이다. 또 한 마리의 닭을 튀기는 데 필요한 올리브유와 파우더 및 소스를 합쳐 3000원에 제공한다. 가맹점이 본사에 부담하는 재료비는 마리당 8500원이라는 얘기다. BBQ 본사는 이 과정에서 마리당 800원의 마진을 남긴다.

1만6000원짜리 황금올리브 한 마리 가격에서 본사에 주는 재료비와 부가세 1600원을 빼면 가맹점주의 손에 남는 돈은 5900원이다. 여기에서 임차료, 배달대행 수수료 등이 추가 비용으로 들어간다. 윤 회장은 “BBQ 매장을 기준으로 하루 70마리를 팔면 가맹점주 부부 인건비로 각 월 200만 원도 안 남는다”고 말했다.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 등 가맹점주의 부담 증가를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윤 회장은 “3, 4년 전부터 시장이 최악인 상황이다. 본사가 원가 인상 압박요인을 자체 소화했지만 지난해부터 한계가 왔다”고 했다. 한 예로 kg당 2유로(약 2620원)였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 최근 몇 년 사이 4유로 중반대로 두 배 넘게 올랐다고 BBQ는 설명하고 있다.

윤 회장은 “8년 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은 치킨밖에 없을 것이다. 반발을 예상했지만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공감을 얻지 못한 결정이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충분히 배경과 과정을 이해시켜 드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한다”는 말까지 했다.

○ “가맹점 계약서, 甲乙 바꿔 쓰겠다”


윤 회장이 목소리를 높인 부분은 가격 인상이 막히자 BBQ가 치킨 중량을 줄였다거나 광고비 명목으로 마리당 500원을 가맹점에 전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였다. 그는 “중량 조절은 완전히 불가능한 얘기다. 마니커 등 업체가 납품하는 10호 닭의 크기는 951∼1050g으로 정해져 있으며 가격이 낮춰졌다고 우리가 951g짜리만 골라서 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500원 전가’ 논란에 대해서는 “1원 한 닢도 본사가 가져간 부분이 없다”고 일축했다. 윤 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매년 지역별로 선출되는 가맹점 대표 위원회인 가맹점운영위원회와 마케팅위원회가 가격 인상 직후 매출 타격을 우려해 내놓은 대안이었다고 한다. 가격 인상분 500원을 위원회 비용으로 모은 뒤 매출이 하락하면 판촉 등에 쓰자고 합의했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위원회의 통장에 본사가 손을 댈 수 없다”고 강조했다.

BBQ는 다음 달부터 가맹 계약서에서 가맹점을 ‘갑’으로, 본사를 ‘을’로 표기하는 새로운 계약서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달 초 10명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외부 인력보다는 내부 인사를 주요 직책에 앉히는 등 조직도 추슬렀다.

윤 회장은 “한국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은 지금 과도기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수많은 이들의 퇴직 이후 일자리와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이번 진통을 통해 프랜차이즈 업계 모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고 다시 동력을 재정비할 수 있는 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bbq#치킨 값#윤홍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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