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김정일 회의록 삭제’ 장본인 조명균, 문재인 정부서 부활

주성하기자 입력 2017-06-14 03:00수정 2017-06-14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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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장차관 인사]통일장관 후보자에 ‘햇볕정책 핵심’
노무현 前대통령-김정일 대화 내용 기록하는 조명균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원 안)가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대통령안보정책비서관 자격으로 배석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동아일보DB
13일 지명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은 물론이고 금강산 관광, 경의선 철도 연결, 개성공단 등 이른바 ‘통일부 3대 남북 경제협력 프로그램’을 실무적으로 주도한 햇볕정책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조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행시 출신 최초의 통일부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북한과의 비밀 협상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주로 관여했고, 공개적인 협상 현장에는 늘 조 후보자가 앉았다. 조 후보자는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에선 실무 준비를 책임졌다.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는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비서관으로 회담에 배석했고, 북측과의 10·4 정상선언 문안 조율에도 참여했다.

또 2000년대 초반부터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을 맡으며 북한과 경제협력 관련 대화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특히 개성공단이 문을 열 때 미국 정부를 설득해 중소기업 장비 반입 허가를 받아내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에서 나왔지만 통일부에서 자리를 받지 못하면서 2008년 10월 퇴직했다.

이후 조 후보자는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를 공모한 혐의로 2013년 11월 불구속 기소되면서 다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1, 2심 재판부는 조 후보자가 삭제했다는 회의록 초본을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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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재판 중인 조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설사 유죄라고 해도 벌금형 정도에 불과할 사안이어서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는 아니다”고 말했다.

퇴임 이후 조 후보자는 가톨릭교리신학원을 다니며 평신도를 교육할 자격을 받았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의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 후보자는 9년 동안 철저히 정치와 거리를 두고 살았다”며 “아들도, 재산도, 논문도 없는 ‘3무(無) 후보’”라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를 발탁함으로써 ‘햇볕정책 실무자’라는 낙인이 찍혀 보수 정권에서 통일부를 떠난 소위 ‘비운의 3인방’ 중 조 후보자와 지난달 31일 임명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새 정부 출범 후 화려하게 돌아왔다. 고경빈 전 통일부 정책실장만 남은 상태다.

△경기 의정부(60) △동성고 △성균관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시 23회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대통령안보정책비서관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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