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VR 시장 활성화, VR방이 주도한다?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5월 19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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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38년이지만, 지금처럼 주목받은 적은 없는 듯싶다. 작년만 봐도 삼성전자의 기어VR, 페이스북 오큘러스 리프트 등을 비롯해 폭풍마경과 같은 중국의 저가형 VR HMD이 대거 등장했으며,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HTC 바이브 등 고성능 VR HMD까지 출현하며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VR 기기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런 VR 시장에 대해 여러 시장조사기관은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 딜로이트는 2016년 VR 산업 규모를 10억 달러(약 1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연평균 14.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이제로는 전 세계 VR 단말기(HMD) 판매량이 2014년 20만 대에서 2018년 2,38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하드웨어 시장 규모는 2018년 23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 한다. 소프트웨어(게임 등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14년 3,000만 달러에서 2018년 28억 달러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또한 VR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2015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국내 VR 산업 규모가 2014년 6768억 원에서 2020년 6조 원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 전망했다. 한국VR산업협회는 2015년 9636억 원 규모에서 2016년 전년 대비 42.4% 성장한 1조 3735억 원을 기록, 향후 2020년에 이르러 5조 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출처=IT동아)
▲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출처=IT동아)

확산 속도는 다소 더딘 편

앞서 언급했듯이 2016년에는 다양한 VR 디바이스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는 시작했다. 하지만 확산 속도는 다소 더디다. 작년 VR 시장을 주도했던 제품은 모바일 기반의 디바이스로 주로 호기심에 저가형 디바이스를 구입하는 수준에 그쳤다. 몰입감 높은 VR을 체험할 수 있는 고성능 디바이스 판매 비중은 1% 미만(SuperData research 조사 결과)이었다.

하지만 이런 저가형 VR 기기는 사용자에게 실망만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만족도 높은 VR 경험을 하기 위해선 PC 기반의 고성능 VR 기기가 필요하다. 결국, 시장은 이들이 주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가격. HTC 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 등 고성능 VR 기기는 고가인 데다 구동할 수 있는 PC나 전용 의자 등 주변 기기까지 갖추려면 수백만 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슈퍼데이터 리서치는 2018년 이후가 되어야 고성능 VR 기기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VR 동향

VR은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등이 바탕이 되는 산업이다.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 또한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이들 분야의 콘텐츠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플랫폼은 유니티 같은 기술 플랫폼이나 구글 탱고 같은 SW 플랫폼, 콘텐츠를 배포할 유통 플랫폼 등이 있다. 국내의 경우 기술 플랫폼은 해외 의존도 높다. 국내에서도 관련 플랫폼을 만들고는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유통 플랫폼은 이동통신사가 그나마 적극적으로 만들어나 가고 있다. SK텔레콤과 KT가 VR 영상 플랫폼 등을 운영 중이다.

▲ 이미지 출처 = SK텔레콤(출처=IT동아)
▲ 이미지 출처 = SK텔레콤(출처=IT동아)

네트워크는 대용량의 데이터 송수신을 요구하는 VR 특성상 5G와 기가 인터넷 수준을 필요로 한다. 5G는 2019년 상용화가 예정되어 있기에 2020년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한 VR 사용이 이루어질 것이다. 국내 이통 3사의 경우 이미 5G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현재 VR 산업에서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디바이스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디바이스는 많은데, 정작 그 안에서 이용할 콘텐츠가 부족한 실정이다. 삼성, 구글, 페이스북, 소니 등 주요 ICT 기업은 모두 뛰어든 상태이며, 중국 업체들 또한 가격을 무기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업계 선두는 삼성이다. 2014년부터 관련 제품을 꾸준히 출시해 왔으며, 2016년에만 약 260만 대를 판매했다(슈퍼 데이터 리서치 조사결과). 이외에도 LG, 눈(NOON) 등의 국내 기업이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시선 인식, 헤드 트랙킹 등 센서 기술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기술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VR방이 한국 시장 견인한다?

작년 VR 시장은 다양한 디바이스가 나왔고,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일부에서는 대중화의 원년으로 보기도 하지만, 실상은 크게 나아진 바 없는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가 제품의 범람으로 오히려 VR 경험의 질이 낮아 실망하는 이도 많았고,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하지만 올해부터 점차 활기를 띨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그 중심에는 VR방이 있다. 올해 국내에는 VR방이 20개 이상 생길 전망이다. 고성능 VR 기기로 무장한 VR방으로 인해 수준 높은 VR을 경험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 과거 PC방을 통해 소비자들이 PC를 경험했고, 가격이 낮아지면서 보급으로 이루어진 경험이 VR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1~2년 이내에 국내서 VR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보다 더 빠르게 VR이 시장에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국내 VR/AR 육성에 두 팔 걷어붙인 경기도

이런 상황에서 국내 VR/AR 산업 육성에 가장 열심히 지원하는 곳이 경기도다. 오는 2018년까지 관내 VR/AR 혁신기업 100개를 육성하고, 킬러 콘텐츠를 15개 이상 제작해 유통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4월 30일에는 이를 위해 VR/AR 매직 스튜디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판교·광교·의정부의 경기창조문화허브와 부천의 경기도콘텐츠진흥원 등과 연계해 50개 기업을 지원한다.

투자 사업 외에도 국내외 VR 산업계 민간 전문기관과 공조 전략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25개 국내외 민간 전문기관과 '차세대 가상현실 산업육성 글로벌 얼라이언스 협약식'을 맺기도 했다.

VR/AR 관련 전문인력이 직접 참여하는 포럼과 세미나도 준비하고 있다. 다가오는 5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는 VR/AR 글로벌 개발자 포럼 '#GDF2017'을 진행할 예정이다. GDF2017는 '가상에서 현실로(Virtual To Reality)'라는 주제로 글로벌 VR 유명 인사 32인이 참여해 31개의 VR 산업 관련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VR 기술의 발전 상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라면 눈여겨 봐야할 행사다.

#GDF2017(출처=IT동아)
#GDF2017(출처=IT동아)

동아닷컴 IT전문 김태우 기자 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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