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유행에 맞춰 맥주 수입상들은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해외 수제맥주들을 들여와 한국 소비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외국에 가지 않아도 전 세계 맥주들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벨기에의 수도원에서 생산한 전통맥주 역시 유명한 에일 중 하나다. 벨기에의 수도원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맥주 가운데 하나인 시메이는 거품이 빨리 제거되고 맥주 본연의 맛이 강한 게 특징이다. 에일은 아니지만 체코의 필스너도 유럽을 대표하는 맥주다.
이 같은 유럽 전통 맥주의 특징은 미국 수제맥주 마니아들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IPA가 큰 유행을 끌고 있다. 인디언 페일에일의 줄임말로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 맥주를 보낼 때 적도에서 맥주가 상하지 않도록 홉을 많이 넣어 쓴맛이 강하다.

흑맥주인 스타우트 역시 미국의 수제맥주 제조가들이 많이 도전하는 영역이다. ‘올드 라스푸틴 임페리얼 스타우트’, ‘바니 플랫 오트밀 스타우트’ 등이 대표적이다. 도수가 8.0% 안팎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 ‘스타우트’라는 말 자체가 ‘강하다’는 뜻인데, 술의 세기가 강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신맛이 나는 ‘사워비어’도 유행하고 있다. 사워비어는 도수가 2.5∼3.5%로 약한 편이지만, 유산균을 이용해 제조하기 때문에 신맛이 난다.
미국의 영향을 받은 한국 수제맥주 시장에서는 IPA, 페일에일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맑고 쓴맛이 나는 에일류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수제맥주를 처음 접한 사람도 부담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고 도수가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미국에서 유행하는 ‘사워비어’가 조금씩 소개되고 있지만, ‘신맛이 나는 맥주’에 대한 거부감으로 아직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지는 못하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