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돼줄래? 먼저 말 건넬 용기 생겼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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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학생-탈북청소년 36명… 서울대 예비학교서 한국 적응 수업

5일 오전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열린 제1회 탈북청소년 예비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재외국민 학생들의 한국생활 경험담을 경청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5일 오전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열린 제1회 탈북청소년 예비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재외국민 학생들의 한국생활 경험담을 경청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미팅은 다른 학교 애들이랑 하는 게 좋아. 학교에서 마주치면 어색하거든.”

“그럼 다음에 언니랑 같이 가면 되겠네. 그런데 언니는 몇 살이야?”

“스물한 살.”

“뭐야, 나보다 어리잖아!”

다들 웃음보가 터졌다. 외국에서 12년 넘게 살던 대학생과 북한에서 온 탈북청소년. 살아온 환경과 전혀 다른 곳에서 적응하고 있는 이들이 만났다. 이들은 언어 문제부터 친구 사귀기, 이성 문제까지 다양한 고민을 나눴다.

5일 오전 서울대 사범대학에 재외국민전형으로 입학한 서울대 학생 7명과 탈북청소년 29명이 모였다.

서울대(총장 성낙인)와 남북하나재단(이사장 정옥임)이 주최한 4박 5일간의 제1회 탈북청소년 예비학교에 참가한 이들은 수년간의 외국생활로 정규교육을 마치지 못한 경우가 많아 20, 30대라도 청소년으로 분류한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일본 등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재외국민 학생들은 ‘언어’를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았다. 중국에서 생활했다는 김모 씨(21·여)는 “학술 용어로 과제를 작성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커피숍에서 커피 이름을 몰라 하나만 기억해놓고 마신다”던 탈북청소년들은 재외국민에게 언어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었다.

언어 등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 것은 ‘친구’였다. 남아공에서 온 이모 씨(21·여)는 “기후가 다른 것도, 공부가 어려운 것도 힘들었는데 친구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온 유모 씨(22·여)도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라”고 조언했다. 북한에서 온 김모 씨(33·여)는 “가장 두려운 게 친구를 사귀는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먼저 말 걸고 친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재외국민#탈북청소년#한국 적응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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