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당대표 이어… 친박 ‘경선 3연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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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원내대표 유승민 선출]
朴대통령 생일날 친박 참패
이주영 자체 예상보다 적은 득표… 최경환-황우여 투표 참여도 힘못써

“친박(친박근혜)계가 완패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생일이기도 한 2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놓고 당내에선 이 같은 해석이 나왔다. 박빙의 접전이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벗어나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와 이주영 의원의 표 차가 19표나 났기 때문. 유 원내대표는 ‘비박(비박근혜)’ 성향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김무성 대표의 전당대회 승리, 정의화 국회의장 후보의 당선 등 최근 당내 경선에서 친박계 후보가 연패한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두 후보 측 말을 종합해 보면 경선 전날까지 양측 모두 최소 70표 정도는 확실한 자기 표로 만들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경선 당일 합동토론회에서 뒷심을 발휘해 부동표 20여 표를 확보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본 것. 하지만 경선 결과는 유승민 84표, 이주영 65표로 나왔다. 2013년 경선에서 최경환 의원이 이주영 의원을 8표 차로 어렵게 이겼던 때와 비교하면 예상 외로 표 차가 벌어진 셈이다.

이번에 이 의원이 ‘박심(박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에 주력한 것이 패인으로 꼽힌다.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개혁과 변화를 내건 비박의 유승민 카드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당장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건 서울 등 수도권(41명)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 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반이 넘는 초·재선(96명) 의원들도 이 같은 흐름에 공감했다는 후문이다. 유 원내대표가 개헌 논의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개헌 논의에 적극적인 의원들도 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직접 투표에 참가했으나 분위기 반전에 도움이 안 됐다. 유 원내대표는 경선 직전까지 친박 색깔이 강한 최, 황 부총리 및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중립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는 후문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박근혜#친박#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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