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업무 방해 처벌’ 강조하던 조현아 부사장, 정작 본인은 땅콩 하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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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2월 8일 20시 13분


조현아 부사장. 동아닷컴DB
조현아 부사장. 동아닷컴DB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던 여객기의 기수를 터미널로 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월권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편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중 갑자기 탑승 게이트로 방향을 돌리는 '램프리턴'을 했다. 램프리턴이란 항공기 정비나 주인 없는 짐, 승객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취하는 조치다.

그런데 당시 램프리턴 이유는 경우가 달랐다. 한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현아 부사장에게 마카다미아넛(견과류)을 봉지째 건넸고, 조현아 부사장은 해당 스튜어디스가 견과류를 봉지째 건넨 것을 문제 삼았다. 승객의 의향을 먼저 묻고 특별한 요구가 없으면 접시에 담아 음료와 함께 건네야 하는 데 무작정 봉지째 건넨 것은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매뉴얼에 어긋난다며 이를 지적했다는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은 매뉴얼대로 서비스 하지 않은 것은 해당 승무원뿐만 아니라 기내 서비스를 책임지는 사무장의 책임도 있다고 보고 사무장에게 규정에 관해 질문했으나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항공기에서 내리라고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매체가 조현아 부사장이 고함을 질렀다고 보도했으나 대한항공 측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다만 램프리턴 사실은 인정했다. 항공법에는 기장이 승무원을 지휘·감독하도록 돼 있어 조현아 부사장이 월권행위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해당 여객기는 기수를 돌려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놓은 뒤 출발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승객 250명이 타고 있었다. 이로 인해 해당 항공기의 출발이 20분 가량 지연됐다. 그러나 해당 항공기는 승객에게 이와 관련해 아무런 안내 방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측은 "사무장이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별도 안내 방송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조 부사장은 지난해 4월 라면상무 사건 당시 조현아 부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승무원 폭행사건 현장에 있었던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며 "기내 폭행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계몽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승무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규 조항도 이 기회를 통해 마련될 것"이라며"앞으로도 항공기의 안전이나 운항을 저해하는 행위가 발생해도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의 노력은 정당하게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아 부사장). 사진=동아일보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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