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시기 놓고도 靑-김무성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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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2014년내 반드시 처리” 與에 요구… ‘2015년 연기설’ 불거지자 쐐기 박아
金 “정권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면 왜 여태까지 黨에 얘기 안했나”
여야 별도 TF… 필요땐 연석회의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미묘한 파열음이 감지된다. 청와대는 단호한 어조로 “‘반드시’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내에서는 연내 처리가 가능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무원 조직의 집단 반발과 대야(對野) 협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 청와대 “연말 안에 당이 처리해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19일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공무원연금 개혁은 연말 안에 반드시 당이 처리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새누리당이 연금 개혁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 뒤에 숨으려는 태도를 보여온 데다 ‘내년 4월 연기설’까지 불거지자 쐐기를 박은 셈이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당청 간 갈등 요소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청이)필요성과 시급성에 충분히 공감했다는 말로 대신하면 되겠느냐”고 했다. 그는 “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도 많은 상황에서 제대로 처리가 안 된다면 ‘여권이 공무원연금을 개혁할 진짜 의지가 있느냐’ 이런 의심을 받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1일 “연말 처리를 목표로 진지하게 다시금 야당과 협의할 것”이라며 호응했다. 당청 갈등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 김무성 “현실적으로 쉬운 일 아냐”

하지만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미묘하게 달랐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아쉽게도 당 지도부에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히스토리(역사)를 얘기하고 정권적 차원에서 꼭 성사시켜야 하는 문제라고 얘기해 주는 (청와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연내에 하길 바라고 또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가 강경해도 현실적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당내에는 2016년 총선에서 공무원 조직이 등을 돌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공무원 출신 일부 여당 의원도 정부개혁안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주례회동에서 각 당에 공무원연금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필요하면 연석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도 ‘연내 처리’에는 부정적이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연금 개혁 문제까지 다룰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공무원연금 개혁#청와대#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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