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정기국회後 개헌론 봇물 터질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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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기국회 이후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봇물 터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여당 대표가 사실상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수밖에 없다는 발언을 한 셈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표 측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한 것인데 크게 보도돼 당황스럽다”고 했지만 범친박(친박근혜)계를 비롯해 비주류 진영이 개헌 논의에 반발하는 등 여권 내 파열음이 커질 조짐을 보인다.

김 대표는 방중 마지막 날인 16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헌과 관련해 “정기국회가 끝나면 봇물이 터질 텐데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 대선에 가까이 가면 (개헌은) 안 되는 것”이라며 개헌 논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6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개헌론에 대해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김 대표는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4년 중임제가 다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는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가 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제는 중립지대를 허용해서 연정으로 가는 게 사회 안정으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외교·안보를, 총리가 내치(內治)를 책임지는 방식.

이탈리아를 방문한 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아무 할 말이 없다”며 개헌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정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옳지 않다”며 김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야당은 환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987년 체제는 이미 수명을 다했고 과반수의 여야 의원들이 동의하고 있는 만큼 개헌은 바로 결단해야 할,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상하이=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무성#개헌론#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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