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형식 선생 등 한인 5명… 中항일열사 300인에 포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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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항일전쟁기념일 앞두고 발표
이봉선-안순복 여전사 2명 명단에… 장제스 휘하 국민당군 94명도 올라

중국 정부가 항일전쟁승리 기념일(3일)을 앞두고 1일 발표한 ‘항일영웅열사’ 300명 명단에 동북항일연군 소속 제3군 군장으로 활동한 허형식(許亨植·1909∼1942) 선생을 비롯해 적어도 5명의 한인들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 민정부의 비준을 거쳐 이날 ‘저명한 항일영웅열사 300명 명단’을 공표했다.

또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시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항저우 청사 등 ‘제1차 국가급 항일전쟁 기념시설과 유적’ 80곳도 선정해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일제에 맞서 싸운 한인 독립투사들을 대거 중국의 항일영웅열사로 선정하고, 임정 청사를 중국의 항일전쟁 기념시설에 포함시킨 것은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맞서 한국과 중국의 역사적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동북항일연군 지휘관 중 가장 용맹한 지휘관으로 평가받는 허형식 선생은 1942년까지 항일투쟁을 벌이다 전사했다. 만주 항일자료에 따르면 일제는 그의 머리를 잘라내고 시신은 갈기갈기 찢어 산에 버렸다. 허 선생은 1908년 서울 동대문 30리 밖까지 의병대를 이끌고 진격했던 구한말 항일 의병장 왕산 허위(旺山 許蔿) 선생의 조카이기도 하다.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에서 태어난 이학복(李學福·1901∼1938) 선생은 동북항일연군 제7군 군장을 지냈다. 전투 중 부상해 37세에 병사했다.

이홍광(李紅光·1901∼1925) 선생은 경기 용인 출신으로 동북항일군연합지휘부 참모장 신분으로 1935년 랴오닝(遼寧) 성 신빈(新賓) 현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다 25세로 전사했다.

항일영웅열사에 선정된 여전사 8명 중 2명은 이봉선과 안순복이라는 한인 여성들이다. 동북항일연군 제4군에 소속된 이들은 1938년 5월 1000여 명의 일본군과 맞서 싸우다 생포될 위기에 놓이자 강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중국에선 이들을 소재로 한 ‘중화의 아들딸’이란 영화도 만들었다.

한편 300명의 항일영웅열사 명단에는 중국 공산당 계열 인사가 152명으로 절반이 넘었지만 장제스(蔣介石) 휘하의 국민혁명군 관련 인물도 94명이나 포함됐다. 중국이 ‘항일’ 전선에서는 공산당과 국민당이 따로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자 대만을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3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참가한 가운데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예정인 항일전쟁승리 기념행사에도 다수의 대만 측 인사들이 초청을 받았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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