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척추관 협착증, ‘두 개의 구멍’만 뚫는 내시경 치료로 길 열려

  • 입력 2014년 8월 27일 14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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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m 걷기 힘든 척추관협착증, 非수술과 수술의 기로에 서다!
-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관협착증에 ‘두 개의 구멍’만 뚫어 치료하는 내시경 수술법 최초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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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관협착증에 ‘두 개의 구멍’만 뚫어 치료하는 내시경 수술법 최초 적용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불리는 척추관 협착증. 척추관 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非수술과 수술의 기로에서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두 치료법의 중간단계로 중증 척추관 협착증 환자도 피부절개 없이 현미경 수술 못지않은 치료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내시경 치료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50대 이상에서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 있고 오래 걷기 힘들며 허리를 굽혀야 편하다면,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할 수 있다. 그동안 치료 선택의 폭의 좁아 최소 절개술밖에 답이 없었던 중증의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에게 ‘두 개의 구멍’만 뚫어 내시경으로 보면서 치료하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노인들의 대표 척추질환 ‘꼬부랑 할머니병’

떨어져 사는 부모에게 오랜만에 안부 전화를 해서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허리나 다리가 불편하다는 부모의 말을 듣는다. 척추나 관절 질환은 속된 말로 ‘죽을 병’은 아니지만, 노년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전통적인 좌식문화와 농경 생활에 익숙해 있는 부모세대는 퇴행성 질환을 벗 삼아 노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는 목에서 허리를 지나 꼬리뼈까지 이어지는 데, 이를 따라 신체의 주요 신경인 척수신경이 지나간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척추구조물에도 퇴행이 일어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진다. 이때 신경이 압박되면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허리에서 엉치까지 만성통증이 있다가 점점 심해질수록 오래 걷기 힘들어져, 100~200m 정도만 가도 가다 쉬다를 반복하게 된다. 쉴 때 허리를 숙여주면 증상이 좀 나아지는 데 척추관 협착증이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중증 척추관협착증’ 치료 선택의 폭 좁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2년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한해 114만명으로 연평균 15.6%씩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70대(32.7%)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 60대(29.2%), 50대(19.8%) 순으로, 50대 이상에서 현저히 높게 나타난다.

퇴행성 질환이라는 것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화되기 때문에 나중에는 보존요법이나 비수술적 시술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의사들이 일반적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시기는 다리의 감각이상이나 배뇨장애가 있는 경우, 혹은 이 정도의 진행이 예상돼 미리 예방해야 하는 경우, 거동이 어려워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진 경우다.

아직까지는 감각이상이 동반되지 않고 허리·엉치 통증 정도만 있으며 어느 정도 보행이 가능한 경우에는 통증 완화만으로도 일상생활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에 ‘풍선확장술’과 같은 비수술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풍선확장술은 ‘경막외 신경성형술’에서 발전된 치료법이다. 허리디스크처럼 대부분의 척추질환에 신경성형술이 효과가 있었던 반면에 척추관협착증에는 절반 정도의 효과만 기대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협착된 부위를 풍선으로 직접 확장하는 기능을 특화해 증상이 비교적 심한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도 상당한 통증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치료과정을 보면, 꼬리뼈 마취를 한 후 2.3mm 굵기의 가느다란 특수바늘을 꼬리뼈에 삽입한다. 피부에 바늘을 삽입하는 것으로 절개가 없어 수혈할 필요가 없다. 다른 조직을 건드리지 않고 신경통로를 따라 협착된 곳까지 도달한 다음, 바늘 끝에 달린 풍선을 확장해 협착부위를 넓혀준 후 염증완화 및 유착박리 약물이 효과적으로 주입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비후된 인대나 뼈처럼 협착의 원인요소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므로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없다. 증상의 개선이 없거나 그냥 두게 되면 질환이 진행돼 보행장애나 감각이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면 수술을 해야 하는 데, 기존에는 최소 절개하는 현미경 수술밖에 대안이 없었다.

치료과정은 ‘非수술’, 효과는 ‘최소절개법’과 비슷

윌스기념병원 엄진화 척추센터 원장은 <경피적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의 연구개발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모든 환자가 가능하면 수술하지 않고 낫길 바랍니다. 하지만 질환의 형태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므로 세분화된 치료방법을 연구·개발해 환자의 치료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치료과정은 절개하지 않아 비수술 치료에 가깝고, 효과면에서는 현미경수술처럼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10여 년간 연구해왔습니다.”

그런 중간단계의 치료법으로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내시경이 적용돼 왔다. 그러나 척추관 협착증에는 그동안 내시경 치료를 적용하지 못했다고 하는 데 이유는 무엇일까.

“허리디스크에는 부분적으로 내시경을 활용해 좋은 효과를 봤습니다. 한 개의 구멍만 뚫어 내시경으로 보면서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를 직접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치료법입니다. 허리뼈 제3-4번, 4-5번 사이의 디스크 탈출증에는 효과가 크지만, 나머지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 터진 허리디스크나 중증의 척추관협착증, 척추불안정증 등은 치료가 어려웠죠.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인대나 뼈가 두꺼워지면서 자라거나 탄력을 잃은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진 경우, 척추뼈가 불안정해 신경통로가 좁아진 경우 등 그 원인과 발생위치가 매우 다양합니다. 때문에 수술기구의 접근이 어렵고 직접적으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절개법 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두 개의 구멍만 뚫어 내시경으로 보면서 좁아진 신경통로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치료법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에 ‘두 개의 구멍’만 뚫어 치료하는 내시경 수술법 최초 적용

경피적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에서 ‘경피적’이란 말은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바늘을 찔러서 치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 치료법은 등 쪽에서 7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두 개만 뚫어 한쪽은 내시경, 다른 한쪽에는 수술기구를 삽입한 후 내시경으로 보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두꺼워진 인대나 변형돼 자란 뼈를 제거하고, 탄력을 잃어 높이가 낮아진 디스크나 불안정한 척추뼈를 제 위치에 적정 높이로 고정하는 등 다양한 수술기법이 가능하다. 이 치료법을 최초로 개발한 엄진화 원장은 시술의 특징을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대부분의 환자분은 피부 절개면이 얼마나 작은지를 중요시하는 데, 실제로는 피부조직 안의 근육이나 뼈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구멍만 뚫기 때문에 정상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어 합병증이 적고 수술시간도 30분 내외로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입니다. 비수술 치료는 조직의 손상 없이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나 직접적인 원인 해결이 어렵고, 절개 수술법은 치료효과는 좋지만, 부담이 큰 데, 두 치료법의 중간단계로 중증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피부 절개 없이 현미경 수술 못지않은 치료 만족도를 나타냅니다. 또 여기에 사용되는 내시경은 현미경보다도 시야가 더 명확하다는 것 역시 큰 장점입니다.”

1 등 쪽에 7mm의 구멍을 두 개 뚫어 한쪽은 내시경 장비, 다른 한쪽은 수술도구를 위치한다. 2 내시경으로 직접 보면서 레이저나 미세드릴로 이상 부위만 선택적으로 제거해 신경압박을 풀어준다.

정상조직을 최대 보존하기 위해 연구한 결과

<경피적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은 엄진화 원장이 작년 6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미세척추수술학회(ISMISS)에서 발표한 이후 학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세계신경외과학회(15thWFNS), 미국신경외과학회(AANS) 등 다수의 학회에서 초청 강연할 정도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북미척추학회(NASS) 발표도 준비 중이다. 현재는 척추외과의들이 따라할 수 있도록 테크니컬 노트를 완성한 상태이며, 올해 안으로 수천 건의 임상사례를 분석한 연구논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치료법을 연구해온 것이 벌써 11년째입니다. 2003년 제4회 한일 척추신경외과학회에 처음 발표했을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천 케이스를 시행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세계학회를 통해 치료법을 발표하고 기술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몇몇 척추외과의들이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국내에는 100케이스 이상 시행한 의사가 드뭅니다.”

이 치료법은 척추관협착증 외에도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서 디스크가 심하게 탈출하거나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분리증, 척추불안정증 등 척추 유합술이나 나사못 고정이 필요한 경우에도 총 4개까지 구멍을 뚫어 치료가 가능하다.

그동안 척추고정술은 최소 절개법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수술로 여겨져 왔다. 절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미세한 나사못만 들어갈 정도의 구멍만 뚫은 다음 내시경을 보면서 최대 4개의 구멍만으로 중증 척추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현존하는 수술법으로는 매우 획기적인 일이다.

내시경으로 척추고정술을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완벽히 시행된 사례가 없다고 한다. 엄 원장은 ‘내시경 척추고정술’을 최근 50케이스 이상 시행했으며 결과도 만족스러워 임상경험을 좀 더 축적한 후 이 분야에 대한 연구도 발표할 예정이다.

척추관 협착증 자가진단법
1. 허리에서 엉치까지 통증이 있고 다리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2. 천장을 보고 바로 눕거나 엎드려 자는 것이 힘들다.
3. 허리를 뒤로 젖히면 허리나 다리에 통증이 심해진다.
4. 다리가 저리고 시린 듯한 감각이상이 있다.
5. 앉거나 서 있을 때보다 걸을 때 더 다리가 저리고 당긴다.
6. 보행 시 걷다가 쉬기를 반복해야 하고 쪼그리고 앉으면 증상이 덜하다.
7. 다리의 근력이 현저히 약해지고, 배뇨장애나 감각이상 등의 마비증상이 있다.

수원 윌스기념병원, 보호자가 필요없는 포괄간호서비스병원 시범운영

수원 윌스기념병원은 국내 척추전문병원 중 유일하게 ‘포괄간호서비스병원(보호자 없는 병원)’ 시범사업병원으로 선정되어 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포괄간호서비스병원(보호자 없는 병원)은 간호전문인력이 간병을 맡아 환자와 보호자 모두 안심하고 간병 부담을 덜면서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국가 시범사업이다.

수원 윌스기념병원이 포괄간호서비스병원(보호자 없는 병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간호등급 1~2등급(간호사당 환자 비율이 낮은 순)을 유지하고 충분한 사전준비를 통해 시설확충 및 간호 인력을 확보하여 시행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원 윌스기념병원은 전체 병상 중 90%인 127병상을 포괄간호 서비스 병실로 운영하고 있다. 시범기간 동안은 간병비가 가중되지 않아 입원 환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윌스기념병원에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환자 87%가 “재입원 시 다시 이용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88%는 “주위에 추천하겠다고” 답해 수원 윌스기념병원 포괄간호서비스병원(보호자 없는 병원) 시스템의 높은 만족도를 증명해 주기도 했다.

수원 윌스기념병원은 환자 중심의 치료를 우선시하는 의료기관으로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범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기사 제공 : 엠미디어(M미디어) 김수석 기자 (kss@egih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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