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3명 구속]與 “뼈 깎는 반성”… 野 “꿰맞추기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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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구인 시도에서 영장집행까지

법원은 21일 밤 늦게 새누리당 조현룡 박상은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새정치연합 신계륜 신학용 의원은 기각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해당 의원들은 사법당국의 조사에 끝까지 성실하게 임해주길 바란다”며 “정치개혁을 위해 더욱 더 뼈를 깎는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핵심 당직자는 “새정치연합 의원 3명 중 한 명만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것은 검찰 수사가 기계적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꿰맞추기라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김 의원에 대해서도 재판 과정에서 무고함을 밝혀 나가겠다”고 했다.

○ 등 떠밀려 자진 출두


각종 비리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야 의원 5명이 21일 결국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22일부터 8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당초엔 버티기를 시도했다. 하루만 지나면 ‘불체포 특권’의 우산 속으로 피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일부 의원이 잠적하거나 도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심의 비판은 거셌다. 결국 오후 들어 이 의원들은 백기를 들었다.

당초 불출석 방침을 밝혔던 5명의 의원은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을 시작으로 일제히 자진 출두해 영장실질심사에 응했다.

새정치연합은 19일 오후 11시 44분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부랴부랴 제출하고, 7월 임시국회를 1분 남겨 놓은 오후 11시 59분에는 인터넷에 임시국회 소집을 공고했다. “비리 의원을 보호하려는 방탄국회”라는 질타를 받았다. 신학용 의원이 자진 출두로 태도를 바꾸자 같은 당 김재윤 신계륜 의원도 동조했다. 박영선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세월호 특별법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어 당 지도부와 조율은 못했다고 한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당 차원의 대응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소속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기계적 균형 맞추기”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수사를 물 타기 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법조인 출신 의원은 “새누리당 박상은 조현룡 의원은 명백하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사건이고, 이미 한 달 이상 수사가 이어지면서 ‘방어권 보장’ 등의 준비 시간이 주어졌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출석하기로 하자 새누리당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임시국회를 단독 소집한 새정치연합을 향해 “방탄국회를 연 구정치연합”이라고 비난했지만 정작 소속 의원들은 오후 4시까지 소재 파악도 안 되는 ‘잠적’ 상태였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부랴부랴 박상은 조현룡 의원의 출석을 압박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두 의원의 보좌관에게 연락해 ‘정해진 시간에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본회의에서 당론으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킬 수밖에 없다. 더 불리한 상황이 되니 출석하라’는 최후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도 “당에서는 보호할 생각이 없다”고 압박했다.

○ 한동안 숨 가쁜 ‘숨바꼭질’


검찰은 이날 오전 강제구인에 나섰다. 오후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해당 의원들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거나 휴대전화도 꺼놓은 채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한바탕 쫓고 쫓기는 숨 가쁜 숨바꼭질이 이어졌다.

오전 9시 반, 검사와 수사관 20여 명은 국회 의원회관 1층 현관에 들이닥쳤다. 검찰은 5개조로 나눠 의원회관 3층과 7층, 9층으로 올라가 박상은(932호) 조현룡(339호) 김재윤(929호) 신계륜(722호) 신학용 의원(904호)의 강제구인에 들어갔다.

검찰이 박상은 의원실의 문을 두드리자 박 의원 보좌관은 “사무실을 강제로 들어오려거든 국회 직원들과 함께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격하게 항의했다. 신계륜 의원 보좌관은 “신 의원은 어젯밤부터 의원회관에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의원 사무실에 갔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무실에 있었던 의원은 신학용 의원 한 명뿐이었다. 그는 오전 8시 10분경 사무실로 출근했다가 검찰과 2시간여 대치했다. 신 의원은 오전 10시 40분 기자들에게 “실질심사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심사 연기를 요청했던 것”이라면서 “검찰이 구인장까지 들고 의원회관에 들이닥친 것은 의원들을 망신 주겠다는 것”이라고 불쾌해했다. 그러나 검찰이 속도를 내자 오전 11시 15분 변호사를 통해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통보했다. 같은 당 김재윤 신계륜 의원도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낮 12시를 기해 야당 의원에 대한 강제 구인은 중단됐다.

이후 검찰은 새누리당 박상은 조현룡 의원 사무실에 집중했다. 그러나 조 의원은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를 갖고 도주한 상태였다. 일찌감치 몸을 피한 박 의원은 운전기사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실은 차를 몰고 경기도 외곽을 빙빙 돌게 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역이용해 검찰을 교란시키려 한 것. 그러나 거센 비판에 부닥치면서 자진 출두로 선회했다.

배혜림 beh@donga.com·강경석 기자
#여야 의원 구속#비리 의원#신계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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